"두 후보 정책.이미지 차별성 없어 상관없어"
지역민 대부분 "계속된 기싸움 표만 깎아먹지..."
[광주=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누가 되든지 단일화 서둘러 부러야제.."
문재인-안철수, 안철수-문재인. 두 대선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들어본 광주 민심의 일단이다. 양 후보는 각각 스스로가 단일화 경쟁에서 더 우세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지역 민심은 아직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8일 광주에서 직접 들어본 시민들의 목소리에 따르면 그 보다는 '단일후보'가 결정되기까지는 기다리기에는 지쳤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막상 단일화 논의가 시작됐다고는 하지만 양측이 '기 싸움'을 이어가는 모습이 답답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단일화 이후에 문-안 양측의 지지율은 이전과 큰 변화가 없었다. 안 후보가 출마한 직후에는 문 후보에 지지율이 앞섰지만 민주당이 광주ㆍ전남 지역 선대위를 출범한 이후에는 문 후보 지지율도 안 후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또 지난 6일 단일화 합의가 이뤄진 뒤에도 지지율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7~8일 양일간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호남지역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제외한 양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각각 48% 동률로 집계됐다.
광주 토박이라고 하는 직장인 김수일(43ㆍ광주 유덕동)씨는 "단일화를 하면서 서로 기싸움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다"며 "정책이나 조건을 따지는 것 보다는 빨리 손잡고 사람들 앞에 나서야 사람들도 얼른 마음의 결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또 "논의를 시작했으니 이제 곧 결론이 나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서로 자기 잇속만 따지다가 엎어지는(단일화를 그만두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단일후보를 빨리 결정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지만 지지층이 문-안 양편으로 갈리는 것 역시 사실이었다. 광주에 30년째 거주하고 있다는 서영채(광주 운암동ㆍ47)씨는 "안철수는 조직이 부족하니까 아무래도 민주당 사람이 되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생각한다"며 "회사에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개인적으로 안철수에 호감을 갖고 있어도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민주당 후보가 되는 것이 맞지 않겠나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씨 역시도 "두 후보 모두 광주를 더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하고 갔다"며 "누가 돼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한 50대 여성(광주 치평동)은 "노무현 정부 때 광주가 딱히 발전된 것 같지 않다"며 "기성정치인은 다 '그 나물에 그밥'인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광주에서 안 후보 지지율이 높은 것도 사람들이 이제는 뭔가 바뀌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이라며 "새누리당이 더 싫지만 민주당도 똑같은 기성정치인(세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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