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개미 탐지 훈련 중인 삽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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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목조건축문화재를 갉아먹는 해충 '흰개미' 퇴치에 천연기념물인 삽살개가 나섰다.
흰개미는 땅속을 통해 목재 구조물로 들어가 건축물을 갉아먹어, 육안으로는 탐지가 어렵다. 이에따라 문화재청은 지난 7월부터 한국삽살개재단, 경산삽살개육종연구소와 함께 삽살개 두 마리를 흰개미탐지견으로 훈련 중이다.
삽살개는 성격이 온순하고 침착하면서도 집중력이 뛰어나 흰개미 냄새 탐지에 장점을 갖추고 있다. 흰개미 탐지견으로 훈련 중인 삽살개는 만 2세인 황색 삽살개 '단디'와 만 5세인 청색 삽살개 '깜'이다. 한국삽살개재단에 의해 4개월여의 훈련결과 '단디'는 흰개미 분비물을 정확하게 인지하며, '깜'은 아직 후보견으로 훈련 중에 있다. 훈련은 보통 1년 정도 소요되는데 단디와 깜은 현장적응훈련을 통해 내년 상반기에는 흰개미피해 조사현장에 투입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평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활약하고 있는 흰개미탐지견은 단 3마리뿐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문화재청은 오는 12일 오후 2시 경북 경산시 와촌면 경산삽살개육종연구소에서 훈련받고 있는 삽살개의 탐지시범을 시행한다. 이 시범훈련을 통해 현장적용 가능성을 자세히 검토하고 삽살개의 흰개미탐지견 양성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화엄사 각황전 방화사건과 같은 야간 방범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안전경비인력이 배치된 중요목조문화재 160건에 대해 삽살개를 방범 견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관련 기관·단체와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흰개미로 인한 목조건축물 문화재의 피해가 날로 심각해져 가고 있다. 국내의 흰개미 피해규모는 2009년부터 2년간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문화재예방보존연구소가 실시한 목조문화재 생물피해조사 결과, 16곳 231개 동의 건축물 중 78개 동(33.8%)에서 흰개미의 서식 흔적이 발견됐거나 문화재를 가해(加害) 중인 것으로 보고됐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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