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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 3대째 이어온 '종합기술원'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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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가이기도 했던 호암 이병철 삼성 선대 회장이 쓴 '무한탐구'. 고인은 자원빈국인 우리나라엔 과학기술이 해답이라며 항상 이 말을 즐겨썼다.

서예가이기도 했던 호암 이병철 삼성 선대 회장이 쓴 '무한탐구'. 고인은 자원빈국인 우리나라엔 과학기술이 해답이라며 항상 이 말을 즐겨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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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과학기술은 지식과 힘의 결합이며, 미지의 경지, 그리고 더 높은 정상으로 인간을 이끌어주는 무한탐구의 세계다. 영원한 기술 혁신과 첨단 기술 개발에 대한 과감한 도전이야말로 자원빈국인 우리나라가 살 수 있는 길이다. 그것은 국가와 민족의 융성을 약속해 준다. "(호암 이병철 삼성 선대 회장, 1986년 종합기술원 기공식)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전자업계에 새로운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는 삼성전자의 배경에는 '원천기술'이 있었다. 당장 상용화 할 수 없는 기술도 10년 후 미래를 내다보고 연구하고 기술을 통한 비전을 공유하며 삼성전자는 성장해왔다.

삼성전자내 원천기술의 산실은 삼성종합기술원(이하 종기원)이다. 이 선대 회장을 비롯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종기원을 통해 미래먹거리를 창출해왔다.

이 선대 회장은 '무한탐구(無限探求)'라는 휘호를 즐겨 썼다. 자원빈국인 우리나라가 살 수 있는 길은 과학기술 밖에 없다는 것이 고인의 지론이었다.
당시 우리나라는 원천기술이 없어 미국과 일본에서 만든 제품을 뜯어보고 그걸 모방해서 만드는 것이 고작이었다. 당장 수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향후 10년 미래를 바라보고 원천기술을 연구하는 곳이 필요했다. 지난 1987년 설립된 종기원은 그렇게 '삼성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목표 아래 탄생했다.

종기원에선 순수 원천기술만 연구한다. 실제 상용화되는 기술은 삼성전자 각 사업부문에서 직접 연구한다. 이렇다 보니 90년대 말~ 2000년대 초에는 무용론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당장 눈앞에 산적한 문제 해결이 시급할 때 종기원에서는 10년 후 미래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으니 답답할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이 회장은 종기원의 무용론이 대두 되자 오히려 힘을 보탰다. 2001년 종기원을 중심으로 한 '삼성기술전'을 만들고 미래기술연구회를 발족했다. 융합기술 연구를 위해서다. 기술전은 종기원이 연구하는 기술과 비전들을 각 계열사와 공유해 시너지 효과를 본격화 하고 미래기술연구회는 각 기술의 연결고리를 찾아 융복합화를 이끌어냈다.

이 회장은 2002년에는 삼성그룹 내부의 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해 '펠로' 제도를 신설하며 다시 한번 연구개발을 강조하고 나섰다.

종기원이 10년 뒤의 미래를 바라보고 개발해온 원천기술도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원천기술은 삼성전기가 MLCC 분야에서 세계 1위인 일본 무라타의 뒤를 바짝 쫓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LED, 태양전지도 실제 사업화 십수년전부터 연구해왔던 결과다. LED의 상용화 논의가 되기전부터 원천기술을 연구해 사업화에 기여한 것이다.

삼성전자를 4세대(4G) 통신 기술의 강자로 만든 배경에도 종기원의 공이 컸다. 2세대(2G) 통신 시절 종기원에선 3세대(3G) 통신을 건너 뛰고 4G 통신 기술 개발에 나섰다. 특히 와이브로와 LTE에 공통으로 사용되는 OFDM, MIMO 등의 핵심 기술을 연구해 국제 표준에서 핵심 특허를 획득했다.

비단 이 회장 뿐만 아니라 3세 이 사장 역시 종기원과 연관이 깊다. 이 사장은 미래기술연구회 멤버로 활동하며 외부 전문가들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신기술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 종기원은 이 사장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전기차 연구에 나섰다. 연구분야를 보면 구동계부터 시작해 각종 제어장치와 관련한 반도체, 전기장치 등에 대해 연구를 시작했다. 지난 9월에는 전기차 관련 전문가들을 채용하고 나섰다.

삼성 관계자는 "종기원을 보면 삼성의 미래가 보인다고 할 정도로 원천기술에 대한 오너들의 이해가 깊다"면서 "반도체, 차세대 디스플레이는 물론 4G 통신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원천기술을 확보하며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10년전부터 원천기술을 연구해온 결과라는 것을 고려할 때 종기원의 역할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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