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도덕적 해이·손해율 파악나서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금융당국이 10년 만에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개정하기로 결정하자 손해보헙업계가 손익 파악에 나섰다. 표준약관 개정이 고객중심으로 이뤄지다보니 도덕적 해이 가능성과 손해율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7일 "구체적인 상품 개발을 통해 이득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면서 "보험상품 다양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품개발 자율성을 확대한다는 취지에 따라 보장하는 위험을 소비자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현재까지는 표준약관에서 '보상하는 손해'와 '피보험자 범위' 등을 획일적으로 규정했는데 이를 세분화해 소비자의 선택에 맡긴 것이다.


그동안에는 충돌, 접촉, 폭발, 도난 등 자동차 사고의 모든 가능성을 일괄적으로 보장 내역에 포함했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위험 가운데 보장받기를 원하는 항목만 선택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충돌이 전체 자동차 사고의 65%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데 현재는 발생할 확률이 적은 나머지 위험요인까지 떠안는 구조"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YF쏘나타(2012년식)를 부부한정으로 35세 이상 운전 조건에 가입할 경우 현 조건이라면 자차보험료가 18만1960원이지만 '자동차끼리 충돌'만 선택하면 64.5% 수준인 11만7360원에 불과해진다.


반면 이같은 약관 개정이 보험가입자의 도덕적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보험약관에서 보상하지 않는 손해인 면책조항 축소(가입자에 대한 보상범위 확대) 방침에 따른 것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마약, 약물복용상태에서 운전중 사고 등을 면책사유에서 제외한 것은 이같은 행위를 오히려 조장할 수 있는 측면이 강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도덕적해이를 막기 위해 이들에 대해서는 오히려 운전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은 표준약관 개정을 통해 소비자에게 불리한 면책사유를 아예 삭제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마약 및 약물복용상태에서 운전중 사고와 무면허운전중 사고, 영업용차 운전중 사고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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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관계자는 "무면허나 마약 복용 이후 운전중 사고의 경우 상법보다 불리하게 규정돼 있어 삭제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해보험에서는 중과실로 인한 사고에 대해서도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근거를 설명했다.


도덕적해이 발생 우려에 대해 금감원 측은 "보험금을 타기 위해 무보험 자동차에 고의로 받히는 경우는 생각하기가 어렵다"고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그러나 보험사기가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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