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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만 파고드는 주특기 살려, 중국서 2400社 거래 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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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 세계로 뛴다 <7>IBK기업은행

현지진출 한국기업 금융지원
중소기업 공략, 우량은행 발판

후발주자지만 놀라운 성장세
CMS 직불카드 등 사업확장

기업은행은 중국 현지 중소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사진은 천진분행에서 상담중인 고객과 행원 모습.

기업은행은 중국 현지 중소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사진은 천진분행에서 상담중인 고객과 행원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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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진(중국)=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중국 톈진공항 주변은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내 다른 대도시 공항의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해안에 가까이 위치해 있다 보니 컨테이너 부두 가 보이고 주변에는 공장이 눈에 띈다.
기업은행 중국법인으로 가는 고속도로 선상에선 컨테이너 화물차량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기업도시답게 톈진 인근 제조업체에서 만든 상품을 차로 부지런히 실어나르는 것이다. 기업은행이 중국 진출의 첫발을 톈진에 내디딘 이유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기업은행의 중국시장 공략법은 전문 분야인 기업영업 강화에서 시작된다. 톈진에는 우리나라 기업만 3100여 개가 진출해 있다. 삼성전자의 현지 계열사만 해도 십 수 군데에 달한다. 기업은행의 공략 포인트도 여기에 있다.

현지에서 만난 오충환 기업은행 중국법인장은 "한국에서 온 중소기업에 금융 지원을 해야 하는 게 우리의 첫번째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 우선지원이 경영이념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중국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우량은행이 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덧붙였다. 기업은행은 대출자산의 80%를 중소기업 지원에 사용한다는 원칙을 수립한 바 있다.
기업은행이 현지 법인을 설립한 시점만 놓고 보면 중국으로 진출한 국내 은행 가운데 막내 뻘이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이 2008년 금융위기가 불어닥치기 전 법인을 설립한 반면 기업은행은 2009년에서야 법인을 인가받았다.

후발주자지만 영업과 마케팅활동을 보면 단기간에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예금은 2009년 1억6200만달러에서 지난해에는 8억2500만 달러로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같은 기간 1100만달러에서 1570만달러로 상승했다.

현지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국내 기업에 초점을 맞추면서 단기간에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고객은 아직까지 중국기업 보다 한국기업 숫자가 절대적으로 많다. 중국법인이 확보한 기업고객 수는 2400여 개, 이 가운데 중국기업은 10% 정도다.

중국 은행감독회(우리나라로 따지면 금융감독원)가 지정한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비중)도 불과 2년만에 달성했다. 법인이 출범한 2009년 당시 무려 319%에 달했으나 2년 후 63%로 낮추는데 성공한 것이다. 정부 가이드라인인 75%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오 법인장은 당시를 회상하면서 "눈앞이 캄캄했다"고 밝혔다. 예대율을 맞추려면 대출을 줄이거나 예금을 늘려야 했는데, 신생은행에서 예금을 늘리기가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대출을 줄이면 생존이 위태로워진다.

주어진 기간은 2년에 불과했지만 그는 "한국 본사에 여신(대출)을 줄이지 않고 비율을 맞추겠다고 약속을 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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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확대를 위해 기업은행은 자금 확보에 나섰다. 첫번째 목표는 보험사에서 5년 만기로 빌리는 예금이었다. 개인고객도 좋지만 단기간에 큰 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험사가 유리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현대해상 등 국내 보험사들에게 협조를 구했다.

현지에 진출한 우리나라 대기업과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예금 유치 활동을 펼친 것은 물론이다. 이 때문에 지난 9월말 현재 평잔은 10억2000만달러로 법인설립 이전인 2008년(1억6000만달러) 보다 6~7배나 증가했다.

기업에 주력하다 보면 자연스레 개인을 상대로 한 소매금융은 소홀한 게 아닐까. 이 같은 생각은 중국법인 본사를 찾아가면서 자연스레 해결됐다.

톈진에서 가장 번화하다는 난징루(南京路). 이곳의 랜드마크인 이세탄 백화점 건너편에 기업은행 중국법인 본사가 위치해 있다. 건물 외벽에 큼지막하게 달린 'IBK기업은행' 로고는 행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인지도가 곧 실적과 연결되는 금융업의 속성을 감안하면 기업은행 이미지 제고에 큰 기여를 하는 셈이다.

특히 기업은행은 올해 중국시장에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올 상반기 기업 현금자금 관리시스템(CMS)을 개통한데 이어 최근에는 직불카드 업무를 시작했다. 직불카드는 중국의 모든 은행과 연계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개인고객 확보에 그만큼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톈진에 도착했을 당시 때마침 직불카드가 발매되기 시작했다. 영업활동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한 것이다.

올해부터 중국은행감독회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를 최대 0.9%포인트까지 좁히도록 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수익 확보에 불리한 조치다. 기업은행은 직불카드 영업이 시의적절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다. 중국의 은행 보통예금 금리는 3%지만 최고 3.3%까지 가능하도록 한 반면, 대출금리는 6% 수준이지만 최대 4.2%까지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성욱 기업은행 중국법인 부행장은 "중국에서는 직불카드가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다"면서 "그동안 중국 내 우리 고객들은 종이통장을 갖고 일일이 은행 창구를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카드 하나로 업무를 편리하게 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소매금융의 타깃을 거래 기업의 종사자들로 설정했다. 이들을 통해 고객수를 점차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직불카드는 발급은 연간 2만5000장이지만 초기인 만큼 내년까지 1만5000장을 보급한다는 목표다.

점포 확대도 지속적으로 추진중이다. 최근 우한에 중국내 10번째 점포를 개설한데 이어 연말까지 톈진과 옌타이에 점포를 추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내년 3월께 베이징에 진출해 분행(지점)을 개설하는 등 2015년까지 중국 전역에 15개의 은행 지점을 확보키로 했다.



톈진(중국)=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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