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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톈진, 금융허브로 키운다더니 '검열허브‘로

최종수정 2012.11.06 09:26 기사입력 2012.11.0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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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중국 베이징(北京)의 해상관문 톈진(天津)시가 아시아지역 국제금융허브으로 발전하겠다는 야심을 밝히고 있지만 실상은 중국 인터넷 검열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후진타오 국가주석 주도로 톈진을 국가적 전략개발지로 격상시키고 2006년부터 동북지역 경제특구인 ‘빈하이신구(濱海新區)’를 설치하면서 5000개 가까운 외국 기업들을 유치했다. 톈진시는 중국 내 다른 지역보다 비교적 낮은 노동임금을 유인책으로 삼아 중국내 섬유·완구·전자기업들도 적극 끌어안았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인터넷기업들 역시 주요 유치대상이었다.

이달 열리는 중국 18차 전국대표대회와 18기 1차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력 상무위원 후보로 거론되는 장가오리(張高麗·66) 톈진시위원회 서기는 2007년 취임 이후 글로벌 은행들을 유치해 톈진을 중국판 ‘맨해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이미 금융허브로 자리잡은 상하이 푸둥지구가 모델이었다. 이에 따라 빈하이신구 내 위지아푸 지역을 중심으로 국제회의나 은행들을 유치할 대규모 건물들이 들어섰다.

그러나 FT는 위지아푸 지구 사업을 설명하는 톈진시 관리들조차 어떤 외국 은행이 들어오기로 확정됐는지 알지 못할 정도로 해외 금융기업 유치가 부진한 상황이며, 대신 중국 주요 인터넷기업들이 휘하 인터넷 검열 관련 인력을 인건비가 싼 톈진으로 대거 이동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 검열 관련 업무가 단순작업 중심이기에 임금이 비교적 낮은 톈진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중국 1위 온라인동영상사이트로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유쿠 투더우(優酷土豆)는 사내 온라인 콘텐츠 검열관련 인력을 톈진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300~400명에 이르는 인력을 인건비가 비싼 베이징이나 상하이에 두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시나 웨이보’와 동영상웹사이트 소후닷컴도 이미 검열관련 인력을 톈진으로 옮겼다.
중국 구직웹사이트 조부이닷컴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업계의 검열 관련부문 인력의 월급 수준은 베이징에서 4081위안(약 71만원), 선전이 3714위안(약 65만원)인 데 반해 텐진에서는 2998위안(약 52만원)으로 낮다.

중국 정부는 검색이나 소셜미디어 부문 민간 인터넷 기업들에게 반드시 정부의 지침에 따른 검열체계를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올해 중국 공산당의 권력교체를 앞두고 당내 권력다툼이나 부패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되는 것에 중국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검열도 더 심해지고 있다.

장가오리 톈진시 서기는 시진핑(習近平) 시대 차기 지도부에서 상무부총리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명실공한 차세대 중국경제 수장에 오르는 것이다. 그는 오랫동안 광둥(廣東)성에서 근무하며 지역 경제발전을 이끈 성과를 인정받아 오늘날 자리까지 이르렀다. 톈진의 성공은 중국 경제의 급속한 변모를 나타내는 상징이지만, 한편으로는 차기 중국 지도부의 경제적 성과가 얼마나 내실을 거두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함께 떠오르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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