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롤 내리지 않으면 사과문 볼 수 없도록 홈페이지 변경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애플이 '사과문 꼼수'에 이어 '스크롤 꼼수'로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기존 홈페이지 디자인을 바꿔 스크롤을 내려야 사과문이 보이게 한 것이다.
4일(현지시간) 애플 영국 홈페이지에는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이 게재됐다. 문제는 이 사과문을 보기 위해서는 화면 밑으로 스크롤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첫 화면에 접속한 상태에서는 사과문이 있는지조차 알 수가 없다.
결국 홈페이지를 장식하는 아이패드 미니 사진을 극대화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사과문이 화면 밑으로 숨는 효과를 노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방문자는 스크롤을 한참 내려야만 '삼성-애플 영국 판결' 사과문을 볼 수가 있다.
일각에서는 영국 법원이 사과문을 첫 화면에 게재토록 하면서 위치까지 명령하지 않은 것을 애플이 역이용했다고 지적했다. 넥스트웹은 "이미 뻔뻔한 사과로 판사를 격노케 한 것처럼 이번 일도 애플의 전형적인 태도"라고 비판했다.
애플이 영국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과문은 "2012년 10월25일 삼성 갤럭시탭과 관련해 영국 웹사이트에 공지문을 게재했다. 공지문은 부정확했고 항소법원의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수정된 공지문을 '삼성-애플 영국 판결'에 올렸다"는 내용이다.
애플이 스크롤 꼼수를 쓴 것은 특허전을 치르는 상황에서 사과문 게재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사과문 게재는 기업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특허전쟁의 명분까지 잃을 수 있다"며 "그러나 스크롤 꼼수가 또 다시 비난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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