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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짝퉁' 못 만드는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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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항공엔진기술 개발에 향후 17조원 투자

타이항공 소속 에어버스 A380 여객기에 탑재된 영국 롤스로이스 엔진. <자료사진=블룸버그>

타이항공 소속 에어버스 A380 여객기에 탑재된 영국 롤스로이스 엔진. <자료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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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대중들에게 중국 과학기술의 이미지는 그대로 베껴 만드는 ‘짝퉁’으로 굳어져 있다. 사실 중국의 항공·우주분야 기술은 옛 소련이나 서방의 것을 그대로 복제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이를 토대로 중국은 오늘날 어엿한 핵미사일 보유국이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유인우주선을 쏘아올린 나라가 됐다.

그러나 중국은 항공기술의 ‘꽃’으로 불리는 엔진 분야에서만큼은 수십년 간의 연구·개발에도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고, 군용·민수용 항공기 엔진은 모두 러시아와 미국 등에 의존해야 했다. 이에 중국이 엔진분야 정복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로이터통신은 29일 중국 항공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정부가 지지부진한 항공엔진 분야에 ‘충격요법’을 가하기 위해 약 1000억위안(약 17조원)을 쏟아붓는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최대 민·군 항공부문 계약자인 국영 중국항공공업집단공사(AVIC)는 이미 향후 3년간 100억위안을 자체 엔진 개발에 투자하는 계획을 세웠다.

AVIC 산하 시안(西安)항공엔진그룹 한 관계자는 “엔진 개발계획은 중국 정부 고위층에서 논의 중인 사안으로, 정부는 항공기엔진 개발을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 중이다”라고 말했다.

중국의 항공엔진 산업은 지난 1989년 천안문사태 이후 미국과 유럽이 군사장비와 기술의 금수조치를 취하면서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 또 세계적 엔진 제작사들은 기술이전에 매우 까다롭다. 이 때문에 중국이 선진기술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보통 구사하는 ‘베끼기’조차 쉽지 않았다.
상하이 오리엔트증권의 왕톈위 방위산업부문 애널리스트는 “사실 엔진 개발에서 1000억위안 정도는 큰 투자비용도 아니다”라면서 “지금까지 중국 항공엔진 산업은 투자가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중국 항공산업 전문가들은 당국이 앞으로 20년간 항공엔진 기술 개발에 약 3000억위안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2년 7월 영국 판보로에어쇼에 전시된 미국 GE사의 항공기용 엔진. <자료사진=블룸버그>

2012년 7월 영국 판보로에어쇼에 전시된 미국 GE사의 항공기용 엔진. <자료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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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움직임의 원인은 중국의 민간항공 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급성장함에 따라 항공기 자체는 물론 엔진의 수요 규모도 커졌지만, 중국의 자체 군용항공기 개발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음에도 엔진 기술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의 민간 항공연구소 ‘에어파워오스트레일리아’의 칼로 콥 대표는 “역사적으로 항공기술의 발전은 기체와 엔진 양 날개를 통해 이뤄졌다”면서 “중국이 경쟁력있는 엔진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중국의 항공기 설계·제작 능력도 그만큼 제약을 받게 되며 수출 역시 요원하다”고 분석했다.

지금은 중국이 예전처럼 선진 기술을 무단으로 모방할 수도 없는 시대다. 국가간 무역에서 지식재산권과 기술특허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됐기 때문이다. 미국, 러시아, 유럽 등 몇몇 나라만이 오늘날 항공엔진 기술 보유국의 반열에 올라 있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나 프랫앤휘트니(P&W), 프랑스 스네크마, 영국 롤스로이스 등 세계적 엔진 제작사들은 각자의 기술특허와 기업비밀의 보호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기술 이전에도 훨씬 더 인색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때문에 기술 후발주자인 중국은 각 국영 항공산업체별로 분산되어 있는 엔진 개발 기술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데 집중하고 있다.

홍콩 전문지 ‘칸와아시안디펜스’의 안드레이 창 편집인은 “현대 제트엔진 기술은 산업혁신의 원동력”이라면서 “유럽과 미국, 러시아는 100여년 전부터 경험과 기술을 쌓아 왔지만 중국은 이제 30년을 넘은 걸음마 단계”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OJSC 아비아코르 공장에서 안토노프 AN-140-100 항공기의 엔진이 조립되고 있다. <자료사진=블룸버그>

러시아 OJSC 아비아코르 공장에서 안토노프 AN-140-100 항공기의 엔진이 조립되고 있다. <자료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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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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