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VIP로 불리는 이들의 소비행태는 백화점 세일 매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세일상품마저 안 팔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신세계 강남점, 롯데 잠실점, 현대 무역점 등 강남권 백화점 매장과 방문판매 실적이 전체 판매의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강남 주부들의 호응이 좋다.
최근 백화점 수입 화장품에 지갑을 꼭 닫아버린 '강남아줌마'들도 77㎖에 75만원이라는 초고가 신제품이 등장하자 너도 나도 구매에 나선 것.
수입 고가 향수 신상품 '조말론'은 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웨이팅 리스트'까지 만들어질 정도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조말론 향수 매장이 지난 8월 말 오픈한 이후 본점 향수 부문 매출이 3배가량 뛰었다”면서 “30㎖에 8만원, 100㎖에 16만원대인 고가 제품임에도 소비자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제품에 대한 수요가 확실히 있다”면서 “타 브랜드 매출은 주춤한데 에르메스는 여전히 웨이팅 리스트가 있고 불황에도 매출이 유지되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VVIP는 희귀한 제품에 대한 갈망이 있다”고 말했다.
'강남 아줌마'들이 초고가 신상 화장품·향수에 지갑을 연다면 '품격 있는 신사'들에게는 신상 시계가 초미의 관심사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올 9~10월 해외명품시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신장했다.
웨딩시즌의 영향도 있지만 1년에 신상품 시계를 서너 차례 구매하는 '신상 콜렉터'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게 백화점 시계바이어들의 분석이다.
남자들도 명품시계를 그날의 패션에 따라 다양하게 골라서 차는 시대가 왔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쉽게 말해 '신사의 품격'에 등장하는 남성들을 생각하면 된다. 예전에는 IWC, 롤렉스, 태크호이어 등 엔트리급 시계들이 매출을 주로 가져갔다면 최근 들어서는 새롭게 등장한 브랜드들로 매출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 부문에서 구찌, 페라가모, 코치 등 로고백들이 힘을 잃는 것처럼 남성도 소비 수준이 점차 새롭고 다양한 곳으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고객은 새로운 상품을 찾아 일 년에도 여러 번씩 구매에 나선다”고 덧붙였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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