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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홍구 교수 “노동과 자본의 균형이 맞아야 건강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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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 이익공유제, 경제민주화 등 쟁점현안에 견해 밝히기도

▲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가 18일 서울 도봉구청에서 열린 '도봉 교양대학'에서 '지금 이 순간의 역사'라는 주제로 강연을 가졌다. 이날 강연은 200여명의 관객들이 모인 가운데 2시간 가량 진행됐다.

▲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가 18일 서울 도봉구청에서 열린 '도봉 교양대학'에서 '지금 이 순간의 역사'라는 주제로 강연을 가졌다. 이날 강연은 200여명의 관객들이 모인 가운데 2시간 가량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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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가 “노동과 노동자의 힘이 강해져 자본과의 균형이 맞아야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 진다”고 역설했다.

18일 오후 서울 도봉구청에서 열린 ‘도봉 교양대학’의 강연자로 나선 한 교수는 “저는 객관적인 사람은 아닙니다”라고 전제한 뒤 “저는 진보의 역사를 믿는 진보진영에 있는 사람입니다”라고 말했다.
평소 진보성향 역사학자로 분류됐던 한 교수가 재차 자신의 이념성향을 확고히 전한 셈이다.

한 교수가 객석에 던진 첫 번째 질문은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었다. E.H.CARR의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를 언급한 그는 ‘객관적인 역사’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현실세계에서 모두는 다들 자신의 주관을 가지고 이야기한다”고 운을 뗀 그는 “저 역시 역사가로서의 양심을 저버리지 않으면서 주관에 의해 생각하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역사가에 대해서는 “엄청난 재료 더미 속에서 음식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 교수는 자연스레 우리나라 역사교육의 실태를 비판했다. 그는 정답을 정해 두고 외울 것을 강요하는 교육의 현주소를 가장 잘못된 점으로 꼽았다.
이에 대해선 자신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대학 면접시험에 들어가 학생들을 만나면 애잔한 느낌이 든다”며 “어떤 역사적 사실에 대해 ‘넌 어떻게 생각하니?’라고 물으면 학생들은 시험관이 생각하는 정답을 먼저 떠올린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질문을 한 의도는 정답을 요구한 게 아니라 답을 도출해 내는 과정과 사고의 정당한 근거를 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교육에 대해 한 교수는 ‘정답 콤플렉스’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현실사회에 대한 가감 없는 고견도 내놨다. 먼저 언급한 부분은 ‘초과 이익공유제’였다.

이에 대해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사례를 비교했다. 한 교수는 “사회문제에 대한 견해를 잘 밝히지 않는 이 회장이 이 문제를 두곤 ‘자본주의 나라관인지 사회주의 나라관인지 알 수가 없다’고 강하게 반대했다”고 말했다.

안 후보와의 인터뷰를 소개하면서는 “안 후보 역시 초과 이익공유제를 단호하게 반대하긴 마찬가지였다”면서 “당시 그는 ‘재벌 대기업이 초과이익을 달성할 때까지 저지른 불법과 탈법에는 눈 감은 채 이익만 나누자고 하는 건 잘못이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제헌헌법의 우수성을 들며 노동의 가치를 역설했다. 그는 “우리의 제헌헌법에는 노동3권을 비롯해 이익 분배 균점권리까지 노동 4권을 보장하고 있다”면서 “노동의 가치가 빠진 경제민주화는 모두 거짓”이라고 단언했다.

제헌헌법을 두고선 “당시로선 굉장히 파격적이고 진보적인 내용들이 담겼다”고 평가하면서 “시대정신을 담고 있었던 제헌헌법이 국가보안법의 탄생과 일부 친일파들에 의해 왜곡됐고 이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 시작된 게 민주화 운동”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날 강연은 200여명의 주민들과 구청 직원들이 모인 가운데 2시간 가량 진행됐다. 당초 지난 5월 한 교수의 강연일정이 확정되면서 정해진 강연주제는 ‘유신과 오늘’이었다. 하지만 이날 강연은 ‘지금 이 순간의 역사’로 변경돼 진행됐다.

이와 관련해 도봉구청 관계자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일각에서 다소 민감한 주제라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됐다”며 “이에 강연자와 협의를 통해 주제를 변경하게 됐다”고 밝혔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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