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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인재 잘 활용하려면…
-프로젝트 당 한 명씩 배치하기보다 비슷한 문화권 3~5명씩 한 팀으로 묶어
-멘토링·코칭 등 직원 네트워크 구축
-문화 적응·업무 훈련 병행하기도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올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문이 활짝 열린 가운데 주요 대기업들의 해외 인재 확보 전쟁이 시작됐다. 신입사원 공채는 물론 MBA, 경력, 연구개발(R&D) 석·박사 등을 찾을 뿐만 아니라 미주 지역부터 일본·중국·인도네시아·호주 등까지 해외 인재도 각양각색이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해외 인재를 찾아 나선 것은 '글로벌 기업'을 기치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국내 기업들이 해외 인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인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 하는 '수'에 집착하기 보다는 기업들의 체질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글로벌 인재전쟁 2.0- 인재 확보에서 활용으로'라는 보고서를 토대로 해외 인재 활용하는 포인트를 짚어본다.

◆해외 인재…확보에서 활용으로= 해외 인재 확보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자국의 인재로 해결할 수 없는 신사업과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해외 인재에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맨파워 그룹이 전 세계 39개국, 2500개 기업의 경영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5%가 '부족한 기술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인재를 찾고 있다'고 답했다.

국내 사정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해외 인재를 확보하는 데만 주력해왔다. 실제로 최근 3년(2009~2011)간 국내에 들어온 해외 연구 인력은 매년 10%씩 늘어 올 8월 현재 2739명에 달한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수의 해외 인재를 영입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해외 인재를 확보하고 있으면서 이들을 리더로 성장시켰는지가 기준에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컨설팅 기관 딜로이트가 아시아 신흥 시장에 진출해있는 글로벌 기업 경영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2007년)에서도 38%가 인재를 확보하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인재 '확보' 경쟁에서 '활용'으로 한 단계 나아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해외 인재들은 주로 언어·문화적 차이와 업무방식의 차이로 인해 국내 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한다. 한국 문화의 특수성이 문제다. 유럽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한 개발자 A씨는 언어적 차이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 A씨는 "영어로 회의를 하면 한국인 팀원들이 눈도 안 마주친다"며 "혼자 외딴 섬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3년 전 미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마케팅 담당 B씨(35)씨는 회식 문화에 여전히 적응이 안 된다고 하소연한다. B씨는 "음식은 어느 정도 적응됐는데 회식이 문제"라며 "전혀 어울리지 않을 수도 없어 참석하고는 있다 보니 간단하게 술 한 잔 할 정도는 됐지만 여전히 괴롭기는 마찬가지"라고 했다.

◆해외 인재 어떻게 활용할까= 많은 기업들이 해외 인재를 뽑고 있지만 성공 여부는 얼마나 이 인재들을 활용하는 지에서 판가름 난다. 해외 인재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 운영·환경·관리 차원에서 활용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말이다.

해외 인재들이 낯선 문화에 적응하는 데는 통상 1년이 걸린다. 그동안 이들이 서로 의지하며 언어 장벽을 해소하고 기업 문화에 적응하도록 회사 차원에서 뒷받침 해줘야 한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니트(EIU)가 글로벌 기업 CEO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CEO의 73%가 해외 인재가 지닌 문화적 민감성이 성공적인 적응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답했다. 따라서 해외 인재들을 각 팀 당 한 명씩 배치하기 보다는 같은 문화권의 해외 인재 3~5명을 팀 단위로 묶어 '모내기'식으로 집단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중국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뉴소프트는 2명의 신규 해외 인재와 1명의 멘토 해외 인재로 프로젝트 팀을 꾸려 해외 인재의 연착륙을 꾀한다. 해외 인재들이 기업과 업무 문화에 부적응해 기업을 떠난다고 생각한 데서 나온 대안이다. 씨티그룹은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직원 네트워크'를 만들어 해외 인재 간 네트워크, 멘토링, 코칭 등을 하고 있다. 2010년 기준 53개의 네트워크 조직이 구축됐으며 1만3500여명의 임직원이 참여중이다.

해외 인재와 내부 인재를 연계, 조직 내 동화를 이끌어내는 방법도 있다. 일례로 해외 인재와 내부 인재가 프로젝트를 함께하며 문화 적응과 업무 훈련을 병행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선 소통 환경이 구축돼야 한다. 기업의 체질이 먼저 글로벌화 돼야 한다는 뜻이다. 유니클로의 경우 야나이 다다시 회장이 2010년 사내 영어 공용화를 선언, 강력한 전략으로 기업 체질을 변화시켰다. 만약 1300명을 고용했다면 일본인이 300명, 외국인이 1000명 정도 되는데 전 직원은 해외 순환 근무를 해야 한다. 해외 인재와 내부 인재가 장벽 없이 일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의 체계적인 관리 또한 뒷받침 돼야 한다. 해외 인재가 기업에 얼마나 잘 적응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진단하고 필요한 지원 정책을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 인재들의 출신 국가와 문화적 배경을 따져보고 근속 연수, 적응 정도에 따라 맞춤형 지원을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푸르덴셜은 해외 인재 전담 조직인 '문화간 그룹'을 통해 이문화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03년부터 현재까지 프로그램 만족도 99%를 유지할 정도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주세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활용 계획 없이 양적 확보를 목표로 하는 것은 회사와 해외 인재 모두에게 낭비"라며 "특히 비영어권 국가의 기업이 해외 인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CEO의 의지와 기업 문화를 포함한 회사 전체의 체질 변화가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외 인재의 유지, 활용 성과, 문화적 민감도 등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이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해나가도록 정책적 뒷받침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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