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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콘베이어 벨트의 시대는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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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저비용 생산모델 더 이상 오래 못가.. 노동인력 구조 변했다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세계의 공장’이란 표현이 잘 말해주듯 예전까지 세계의 눈에 비친 중국 경제는 값싼 인건비의 숙련된 노동력을 통한 대량생산 공장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성장으로 이같은 중국 경제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중국 개혁·개방 이후인 1980년대 이후 태어난 오늘날 중국 젊은이들은 부모세대와는 다른 직업관을 갖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노동자들의 일방적 희생만으로는 공장을 돌릴 수 없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중국 정저우에는 대만 폭스콘(혼하이정밀)의 중국 현지 조립공장이 있다. 잘 알려져 있듯 이곳은 미국 애플의 제품들이 제조되는 곳이다. 약 10년 전 폭스콘은 더 값싼 노동력을 찾아 제조업 단지가 밀집한 상하이나 광둥성 대신 다른 지역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2009~2010년 선전 경제특구의 공장에서 직원들의 자살 사태가 잇따르고 논란이 커지자 이같은 움직임은 더욱 빨라졌다.

폭스콘은 2010년 비교적 외진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 아이폰 생산공장을,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에는 아이패드 생산공장을 세웠다. 각각 19만2000명, 11만명씩이 일하고 있다. 여전히 가장 큰 규모인 선전 공장에는 39만명의 인력이 근무 중이다. 중국 내 폭스콘의 고용은 최대 120만명에 이를 정도다.

그러나 최근 내륙 공장에서 발생한 노동자들의 파업사태로 폭스콘의 이같은 인력 운영모델이 더 이상 지속되기 힘들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9월23일에는 7만9000명이 일하는 산시(山西)성 타이위엔(太原) 공장에서 현장 노동자들이 보안요원으로부터 구타당한 것을 계기로 폭동이 벌어졌고, 10월5일에는 정저우 아이폰공장의 노동자들이 품질관리 요건이 너무 엄격하다며 두 차례에 걸쳐 조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지난 3년간 폭스콘의 중국 공장에서는 노동자들의 자살과 파업 사태가 끊이지 않았다. 인권단체들을 중심으로 허술한 중국 노동법과 무성의한 사측 대응 등 산재 노동자들의 실태 폭로가 잇따르자 테리 고우 회장은 근로환경과 처우 개선을 약속했으며 애플 본사가 직접 나서 현지 실태를 점검하기도 했다.

정부 직속 연구기관인 중국사회과학원 인구·노동경제학분과의 장저웨이 연구원은 “폭스콘의 대량생산 모델은 이제 중국 내륙에서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면서 인력의 대부분이 매우 젊은 연령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폭스콘이 지금과 같은 생산모델을 계속 고집한다면 단기적으로는 지금같은 임시방편으로 살아남을 지는 모르겠지만 결국은 인력 운영 차원에서 큰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수출도 줄지만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일자리를 채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것이 그 이유를 설명해 준다고 분석했다. 폭스콘은 중국 전자 제조업계에서 가장 보수가 높다. 그럼에도 신규 공장에 채용할 인력이 부족하다. 여기에 밀려드는 해외 주문을 맞추려면 부족한 인력들에 더욱 과도한 업무부담을 지우게 되며, 비인간적인 노동강도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FT 자체 분석에 따르면 중추절·국경절 연휴인 지난 9월 제조업 부문에서 대체인력을 구한 기업은 전체의 70% 정도에 그쳤다. 제조업 부문 노동인구가 2억2500만명인 데 반해 서비스업 부문은 2억9000만명으로 이미 넘어섰다. 앞으로도 서비스업은 제조업을 더욱 능가할 전망이다.

중국 젊은 세대는 더 이상 부모 세대가 감수하고 살아야 했던 제조업 ‘공돌이·공순이’의 삶에 매몰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월급을 많이 주는 폭스콘에 근무했지만 이를 박차고 나와 자신의 일을 찾는 이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선호 직종 상위 10위 중 9개가 서비스업종일 정도로 크게 변했다. 최근 들어 중국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업종은 케이터링(외식업), 광고서비스, 운송·유통이다. 리테일 부문 고용은 9월 한달간 35% 증가한 반면 기계·건설·섬유 등 전통적 생산 부문은 25~50%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노동인구는 오는 2015년까지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80년대 ‘1가구 1자녀’의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태어난 15~29세 연령대의 경우 이미 최고점을 찍었다.

왕타오 UBS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총 노동인구는 1991~2000년의 10년 동안 9000만명, 2001년 이후 10년간 8200만명이 늘었지만 2011년 이후 10년간에는 2300만명으로 증가폭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젊은 세대의 경우 “지난 10년간 연간 0.2%씩 늘었지만 앞으로 10년 동안에는 연간 1.4%씩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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