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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팡 할아버지 '샤리키'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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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치3 게임의 일종인 비주얼드 블리츠(왼쪽)와 애니팡.

매치3 게임의 일종인 비주얼드 블리츠(왼쪽)와 애니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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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국내 다운로드횟수 2000만건을 돌파한 '국민게임' 애니팡. 스마트폰 메신저인 카카오톡에 연동된 게임으로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3000만명임을 감안할 때 3명중 2명은 이 게임을 해봤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 게임 낯설지가 않다. "같은 모양 3개 맞추는 게임. 이거 예전부터 있었잖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혹자는 과거 LG전자의 피처폰 '싸이언'에 내장돼 있던 '주주클럽'이나 온라인 플래시 게임 '주키퍼'를 베낀 것이 아닌가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애니팡은 '매치 3(match three)'라는 게임 진행방식을 택한 퍼즐 게임이다. '매치 3'는 말그대로 같은 모양의 블럭 3개가 맞닿으면 사라지는 형식의 퍼즐게임을 뜻한다. 매치3 형식 가운데서도 블럭이 3개 이상 한줄 정렬해야 하는 게임은 '쓰리 인 어 로우(3 in a row)'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이같은 '한줄 정렬식 매치3 게임'을 세상에 널리 알리게 된 계기는 지난 2001년 5월 팝캡게임즈에서 퍼즐게임 '비주얼드(bejeweled, 출시초기 제목은 '다이아몬드 마인')'를 출시하면서부터다. 팝캡게임즈에 따르면 비주얼드는 현재까지 전세계 5억명 이상이 플레이했다.

애니팡이 가장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는 게임은 2009년에 나온 비주얼드 시리즈 '비주얼드 블리츠'이다. 이 게임은 페이스북과 연동된다. 애니팡의 1분에 한정된 플레이타임, 소셜랭킹 시스템(카카오톡에 등록된 친구들로만 순위를 정하는 것), 매주 초기화되는 순위제 등은 비주얼드 블리츠의 시스템과 매우 유사하다. 스피드 콤보(단시간 콤보로 고득점), 블레이징 스피드 모드(화면이 번쩍이는 고득점 타임) 등 플레이 자체에도 유사점이 다수 발견된다.
샤리키(출처 : http://www.scharik.ru/)

샤리키(출처 : http://www.scharik.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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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비주얼드 역시 원조 '매치3' 게임은 아니다. 이 게임방식이 최초로 개발된 곳은 '테트리스의 나라' 러시아이다. 1994년 러시아 케메로보주에 살던 프로그래머 유진 알렘진(Eugene Alemzhin)이 도스용 게임 '샤리키(Shariki)'를 개발했다. '샤리키'는 러시아말로 '작은 공'이라는 의미다.
샤리키는 원조게임답게 심플한 매력이 있다. 7가지색의 공 블럭이 등장하며, 블럭 선택법이나 블럭이 메꿔지는 방식 등은 애니팡과 완벽히 일치한다. 현재 이 게임의 팬 페이지에서 원본을 무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http://www.scharik.ru/021dos.html)

그렇다면 저작권이 엄격하게 적용되는 테트리스처럼 애니팡이나 비주얼드도 유진 알렘진에게 저작권료를 내야할까? '매치3' 게임방식은 '제2의 테트리스'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유명하지만 놀랍게도 표절시비가 벌어진 적이 없다.

비주얼드가 세계적인 히트를 할 당시 게임전문가들은 "블럭 모양, 게임시스템 등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원저작자라 해도 소송이 쉽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유진 알렘진 역시 팝캡게임즈와 저작권을 두고 법정소송을 벌이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팝캡게임즈 관계자는 과거 한 행사에서 "비쥬얼드는 샤리키와 테트리스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한편 지난 10일 한국국제게임컨퍼런스에서 아시아시장 성과보고를 발표한 팝캡 아시아 총괄담당 제임스 거츠만 GM은 "비주얼드를 애니팡보다 먼저 카카오톡에 못내놓은 것이 아쉽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애니팡 개발사 선데이토즈의 승승장구와는 달리 최근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닥친 팝캡이니 부러울만도 하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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