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전기차로 유럽 공략…테슬라에 도전장
중국 샤오미가 전기차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며 유럽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으로 쌓은 인지도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앞세워 테슬라와 유럽 완성차 업체들에 도전할 전망이다. 다만 유럽 소비자들의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높은 충성도와 중국 내 공급망·생태계에 기댄 사업 구조는 시장 공략의 걸림돌로 꼽힌다.
샤오미가 전기차 사업을 확장하며 유럽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2024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샤오미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기차 'SU7'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샤오미는 첫 차량을 만든 지 불과 2년 만에 전기차 약 65만 대를 인도했다. 이는 테슬라가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한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FT는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이 프리미엄 전기차를 앞세워 유럽에서 테슬라에 도전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전기차는 포드 최고경영자(CEO) 짐 팔리조차 호평한 바 있다.
레이쥔 CEO는 2021년 자동차 사업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그로부터 3년만에 첫 모델인 'SU7'을 선보였다. 이 모델은 주문 접수 시작 30분 만에 5만대가 팔려나갔다.
이어 지난해 출시된 'YU7'의 경우 출시 당시 단 3분만에 사전 계약 20만건을 기록했다. 또한 다음달 말 출시가 예상되는 신형 'YU7 GT'는 샤오미가 유럽 엔지니어들과 함께 개발한 첫 차량이다. 최근 중국 베이징 모터쇼에서 레이쥔 CEO는 YU7 GT 모델이 "최상급 독일차의 기준에 맞먹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 자동차 업계가 공급 과잉 문제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샤오미 전기차 수요는 생산 능력을 웃돌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해 베이징 신공장에서 차량 41만 대를 생산했지만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했다.
다만 연구원들은 샤오미도 중국 전기차 시장의 치열한 가격 경쟁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봤다. 이 같은 경쟁은 중국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수익성과 판매를 압박해 이들이 해외 시장에서 성장 기회를 찾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어난 추이 가베칼 리서치 연구원은 "샤오미는 다른 지역에서 성장 시장을 찾아야 한다"며 "이는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말했다.
샤오미는 유럽에서 3번째로 인기 있는 스마트폰 브랜드다. 추이는 샤오미가 해외에서 소비자 전자제품을 판매해온 경험을 언급하며 "샤오미는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들보다 더 강력한 글로벌 판매망을 갖추고 있다"며 "제품도 전통 완성차 업체들과 비교해 더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샤오미는 유럽의 어느 시장에 먼저 진출할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독일 뮌헨에 전기차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고 75명 이상의 엔지니어를 채용하는 등 유럽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샤오미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쉬페이는 "유럽 시장은 우리에게 정말 중요하다"며 "우리는 더 좋은 품질과 높은 성능을 갖춘 제품을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원들은 샤오미가 중국에서의 성공을 유럽 시장에서도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여전히 높고 특히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강하기 때문이다.
슈미트 오토모티브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브랜드의 영국·유럽 신차 시장 점유율은 8.6%였다. 다만 독일과 프랑스 등에서는 훨씬 낮았다. 마티아스 슈미트 슈미트 오토모티브 리서치 창업자는 "프리미엄 시장에 진입하기까지는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하다"며 "샤오미가 유럽에서 성공할 수는 있겠지만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보다는 대중차 업체들의 몫을 가져가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조용히 무섭게 올라왔다…삼성전자, 돈 버는 기업 ...
컨설팅업체 옴디아의 상하이 소재 연구원 크리스 류는 샤오미가 유럽 시장에서는 공급업체 조율 등 중국에서 누려온 이점도 잃을 수 있다고 봤다. 이러한 이점은 샤오미가 첨단 기능을 갖춘 차량을 빠르고 저렴하게 개발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그는 "샤오미 경쟁력의 상당 부분은 중국 생태계에 묶여 있으며 이는 유럽으로 쉽게 이식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