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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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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채권단 자율협약에 따라 경영정상화 절차를 밟고 있는 성동조선해양과 채권단간의 갈등이 물밑에서 재연되고 있다. 성동조선은 '기업이 살기 위해선 수주가 우선'이라는 논리인 반면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지속성과 채산성이 없는 수주는 빈 껍데기'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양측은 선박 수주와 이에 대한 선박금융 등 지원책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5500억원의 신규 자금 지원 이후 봉합되는 양상을 보이던 양측의 관계가 다시 벌어지기 시작한 것은 선박 수주에 따른 금융지원이 불거지면서부터다.
성동조선 관계자는 11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선수금환급보증(RG) 등 신규 신용공여 부담을 줄이려는 데만 무게를 두고 선박의 수주나 건조를 지원하는 데는 소극적"이라고 주장했다. 선수급환급보증은 조선업체가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지급보증하는 것으로 조선사가 선박을 제때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하면 은행이 이를 물어줘야 한다.

성동조선의 금융권 채권액은 대출 2조5000억원, 선수금지급보증 8500억원, 선물환 등 기타 6500억원 등 총 4조원에 이른다. 성동조선 관계자는 "조선 업황이 좋지 않아 회사경영상태가 더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 하반기면 조업물량이 아예 없어 도크가 비게 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벌써부터 협력업체를 포함해 8000여명의 직원 가운데 3분의 1 가량을 감원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수출입은행의 입장은 다르다. 조선업계의 불황으로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 성동조선이 수주만 성사시키면 주채권은행으로서 최대한 도와주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무분별한 적자수주는 막겠다는 것이다.
조선 업황이 어렵다보니 조선사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선박 가격은 계속해서 내려가 저가 수주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게 수출입은행의 판단이다. 따라서 선수금 환급보증에 대해서도 보다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선박 수주에 대해 금융을 지원하느냐 여부는 은행 내 가이드라인에 따른다"며 "도크가 최소한 조업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고정비용이라도 건질 수 있는 계약은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정상화를 놓고 성동조선과 채권단의 갈등은 지난 7월 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추가금융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우리은행은 성동조선의 가축운반선 10척에 대한 선수급발급보증 발급에 반대했다. 가축운반선은 국내에서 건조해본 경험이 없는 선박인 데다 가축배설물 처리 등 공정이 복잡하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성동조선은 가축운반선의 인도 기일을 평균 2개월씩 늦추는 내용으로 변경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채권단은 성동조선에 향후 2년간 5500억원의 추가 자금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문제는 이후에 가축운반선 수주가 사실상 무산됐다는 점이다. PBHH가 경영 악화 등으로 자금조달에 실패하면서 선수금을 입금하지 못한 것이다.

성동조선과 채권단의 갈등은 서로 바라보는 포인트가 달라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성동조선 관계자는 "회사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채권단의 적극적인 선박금융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수출입은행관계자는 "조선업이 단기간 내에 쉽게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선박 수주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리스크관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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