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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단상]문화를 파는 한국, 짝퉁은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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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나는 가수 싸이의 인기가 즐겁다. 그의 댄스음악 '강남 스타일'의 뮤직비디오가 유투브에서 4억뷰를 돌파했다. 전 세계인들이 열광하는 '강남 스타일'은 이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며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한몫하고 있다.

'강남 스타일'뿐 아니라 우리나라는 K-POPㆍ영화ㆍ드라마ㆍ패션ㆍ전통음식에 이르는 다양한 문화를 수출하며 전 세계에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까지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 우리나라가'수출 강국'이란 표현을 들을 때마다 애국심과 같은 뜨거운 무언가를 느껴왔던 나는, 이제 이처럼 '문화 강국'이 된 우리나라의 저력을 전해들을 때마다 이와 비슷한 감동을 느끼곤 한다.
그런데 이러한 국가적 위상과는 맞지 않는 부끄러운 현실이 있다. 최근 들어 급격히 팽창하고 있는 모조품 유통시장이 바로 그 것이다. 우리나라 불법 짝퉁시장 규모는 140억달러로 세계 10위권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위조상품의 범위도 다양해지고 있다. 명품가방과 의류, 화장품, 시계, 서적에서부터 사람의 안전과 생명에 치명적인 해를 끼칠 수 있는 자동차부품과 의약품, 식품류까지 그 영역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특히 가짜 의약품과 식품은 국민 보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위조된 불량 자동차부품은 운행 중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시한폭탄'에 다름없다.

최근에는 유명 소셜커머스를 통해 불법 짝퉁제품이 시장에 유통되어 떠들썩하기도 했다. 다양한 유통경로를 통해 정품을 판매해오던 수입업체가 슬그머니 짝퉁제품을 정품으로 둔갑해 공급하다가 적발된 것이다. 물론 상품을 감별하는 단계별 확인과정이 부실했던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허술한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소셜커머스 업체들과 판매물품이 위조품으로 판명되면 구매가에 10%의 가산금을 얹어 환불 보상해야 한다는 '소비자보호 자율준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셜커머스 업체들도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피해자다. 이를 직접 구입한 소비자들은 어떠한가? 정가를 주고 위조품을 구입한 억울함은 차치하더라도, 구입제품이 다름 아닌 음식과 의약품 등 안전과 직결된 것들이라 생각하면 아찔하기만 하다. 불법 위조품을 납품한 업체의 행위를 사실상 '살인미수'에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생산기업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들어 무형자산인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식기반 정보화 사회에서 지재권은 이제 국가 및 산업경쟁력의 핵심요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위조품은 기업의 재산을 훔치는 엄연한 범죄행위다.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신기술 제품의 유통질서를 파괴함으로써 기업의 기술개발 의지와 사기를 꺾는 위협요소이자, 궁극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신뢰를 붕괴시키는 '독버섯'같은 존재다. 나아가 관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추락시키고, 국가 신뢰도와 브랜드까지 손상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경제 및 문화대국으로 성장한 우리나라가 짝퉁대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다각도의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 건전하고 현명한 소비 마인드와 패턴이 우리사회에 확산되고 정착될 때, 불법 위조품 제조와 유통행위는 떳떳치 못한 일을 하고 제 귀만 막는 '엄이도종(掩耳盜鐘)'에 그쳐 우리사회에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전 세계 문화광장에서 '강남 스타일'로 대변되는 우리의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이제 짝퉁이 아닌 'Genuine(정품) Style'의 국가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전호석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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