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그런 자유게시판에도 많은 글들이 올라오는 시기가 있습니다. 금감원에서 규제 관련 정책을 발표할 때입니다. 테마주, 저축은행 사태, 보험사기, 카드 등 각 부문별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사태가 벌어졌을 때 피해를 입었거나 입을 것으로 보이는 서민들이 억울함으로 호소하려고 자유게시판에 흔적을 남긴다는 것이죠. 제도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거나 일방적인 주장이 많지만, 그래도 여론의 분위기가 어떤지를 확인하고자 할 때 기자는 이곳에 올라온 글을 검색해 보곤 합니다.
A씨는 “이번 조치로 피해자는 순전히 개미들이다. 급등하는 위험한 주식에 붙지 말라고 이런 조치를 내렸다지만 오히려 개미들은 더 붙을 것”이라며 “일반 투자자들을 위한다면 그냥 시장원리대로 놔둬라. 아니면 과열종목지정 조건을 더욱 위로 올려주던지. 40일선 50% 상승 정도”라며 정책 철회를 요청했습니다.
B씨는 ‘조만간 여기가 개미투자자의 성지가 될 거 같은데요’라는 제목으로 “최고의 스펙 군단 금감원께서 10월 5일날 개미들을 죽이고 코스닥 말살을 위해 엄청난 정책을 만들어냈으니, 이는 단군 이래 금감원의 최고 성과라고 할 수 있을까나”라고 비꼬았고, C씨는 “열 사람의 범인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한 사람의 무고한 피해자를 낳아서는 안된다는 말이 있다. 하물며 이번 건은 다수의 무고한 피해자를 낳을 우려가 크다”며 “주가 상승을 억제해 선량한 기존주주의 주주권을 침해하고 나아가 코스닥시장의 위축을 불러 선량한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어렵게 하는 폐해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이 왜 귀찮음을 무릅쓰고 금감원 자유게시판에 불만의 글을 올리는 지에 대해 금융감독당국 담당 직원들도 그들의 마음을 파악하고 정책 입안에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들의 의견이 대다수를 반영하는지, 소수 의견인지의 여부를 떠나 불신감이 크다는 것은 정부가 일을 추진할 때 강한 저항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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