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학교 해보니 안되겠다" 美교육계 후회막급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미국 공립학교들이 야심차게 추진해 온 사이버학교 교육이 역풍을 맞고 있다. 시행해 보니 학생들의 학업능률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 메인·노스캐롤라이나·뉴저지의 3개 주 교육당국은 올해 신규 사이버학교 개설을 거부했다. 학생들의 성적이 떨어지고 학과진도를 따라오지 못해 학교를 옮기는 경우도 늘어난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 동안 미국에서는 온라인 수업을 통한 공공교육 확대가 적극 추진됐다. 지금까지의 전통적 교육방식을 탈피해 혁신적이면서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비용도 훨씬 많이 들고 학생들의 교육효과도 제대로 낼 수 없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주 장학사가 사이버학교 운영에 해마다 최소 1억500만달러가 낭비되고 있다며 즉각 이를 시정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냈고, 테네시주에서도 주립 사이버학교 학생들의 시험 성적이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플로리다주에서는 주내 사이버학교들이 무자격 교사를 채용했다는 보고가 올라와 주 교육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미시건·인디애나·루이지애나주처럼 여전히 사이버학교 설립과 운영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주도 있지만, 공교육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교육 기회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해 온 이들 사이에서조차 사이버교육에 대한 회의적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서 1990년대 초반부터 공립고등학교에서부터 온라인강좌가 개설됐다. 초창기에는 지방이나 격오지의 학생들이 대도시의 수준높은 교육을 접하거나 낙제 위기의 학생들이 학점을 더 이수할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으로 기대받았다. 이에 따라 2000년대 들어 모든 교육과정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사이버학교가 생겨났으며, 이동이 잦은 체육계 학생들이나 질병치료 등으로 통학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도 수업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됐다. 공교육 대안으로 제시된 ‘차터스쿨’로 불리는 자율형 공립학교들도 사이버학교 형식을 도입하면서 더욱 확산됐다.
최근 몇 년간 사이버교육 등록 학생 수는 해마다 30%씩 늘었다. 미국 최대 온라인교육서비스 제공업체인 K12에 따르면 약 25만 명 이상의 미국 학생들이 전과정 온라인 교육을 받고 있으며 교육과정 중 일부를 온라인으로 이수하는 학생들의 수는 180만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전과정 사이버학교 교육생들의 학업성적이 일반 학교 재학생들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률도 최악 수준이었다. 오하이오주의 경우 주내 거의 모든 사이버학교의 종합 학업진도가 평균 이하였고, 지난해 스탠퍼드대학교의 연구조사에서는 펜실베이니아주 사이버학교 학생들의 읽기와 산수 능력이 현저히 뒤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교육정책 민간연구소인 이노사이트인스티튜트의 마이클 혼 연구원은 “사이버교육 전반에 걸친 재검토까지는 필요하지 않겠지만 더 책임있는 교육모델로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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