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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양약품 위염약 '놀텍'.. 역류성식도염 효능 인정받아 도약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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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일양약품 은 1988년부터 20년간 260억원을 투자해 위염약 '놀텍' 개발에 성공했다. 식약청으로부터 최종 허가가 발표된 2008년 당시 '한국 제약산업의 쾌거'라는 수식어를 몰고 다녔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액은 불과 19억원. 미숙한 신약개발 전략에 '억세게' 나쁜 운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던 놀텍이 재기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4일 일양약품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놀텍(성분명 일라프라졸)에 대해 '역류성식도염' 적응증을 최근 추가 승인했다. 적응증이란 의사가 환자에게 합법적으로 약을 투여할 수 있는 질병의 범위를 말한다. 애초 놀텍의 적응증은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이었다.
놀텍과 같은 위산억제 약물은 통상 역류성식도염에 많이 쓰인다. 시장도 80%가 이 질병에서 창출된다. 그러나 놀텍 개발이 시작된 1988년만 해도 역류성식도염은 흔한 질병이 아니었다. 개발기간이 20년이나 걸리다보니 그동안 질병 패턴이 바뀐 것이다. 더욱이 그 사이 일양약품은 극심한 자금난을 겪었고 개발속도는 더디기만 했다.

천신만고 끝에 일양약품은 2005년 탭(TAP)이란 미국 중소제약사에게 놀텍의 개발 및 판매권을 수출하는 데 성공한다. TAP은 즉각 역류성식도염 임상시험에 착수했지만 마지막 단계를 밟던 2008년 돌연 개발 포기를 선언했다. 해외 진출이 무산된 일양약품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는다. 이를 두고 TAP 측이 자체 개발 중이던 비슷한 효능의 신약을 살리기 위해, 놀텍을 일부러 '사장(死藏)'시키는 전략을 구사한 것이란 시각도 있었다.

놀텍은 2008년 한국 식약청 허가가 완료됐지만 일양약품은 기뻐할 입장이 못 됐다.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에 국한해 제품 판매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두 질병을 치료하는 값싼 약이 워낙 많은 상황이라 시장 진입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심지어 보건당국마저 "기존 약에 비해 (위궤양 및 십이지장궤양 치료에) 나은 점이 없다"는 이유로 약값을 제대로 쳐주지 않았다. 정부와 밀고 당기기를 하느라 식약청 허가를 받고도 1년간 판매를 시작하지 못하는 '불운'이 계속됐다.

회사 관계자는 "외부에서 신약개발 축하 목소리가 한창일 때, 우리는 20년을 거꾸로 돌아가 역류성식도염 임상시험을 시작해야 했다"며 "그나마 TAP 측이 수행한 임상 1,2상 결과를 활용할 수 있어 개발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 사이 일양약품은 백혈병치료제 '슈펙트' 개발에 성공하며 신약개발 회사로서 명성을 높였다. 그러나 슈펙트 역시 기존 약물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만 사용하는 '적응증' 제한을 갖고 있어, 이를 극복해야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노루모, 원비디 등 드링크 이미지가 강하지만, 신약개발 역사가 25년을 넘는 저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놀텍을 선두로 신약에서 매출을 올리는 명실상부 연구중심 제약사로 자리매김할 순간이 다가왔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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