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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담화]"너, 결혼 언제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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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나이 꽉 찬' 미혼 남녀들에게 명절은 고통이다. 결혼 안 하느냐는 친척들의 질문은 해마다 강도를 높여 간다. 중학교 교사 이선주(31)씨는 "차라리 나가서 일하고 싶다"고 말한다. 명절마다 가장 큰 화젯거리는 이씨의 결혼이다. 중학교 교사라는 '인기직업'을 갖고 있어 더하다. "교사 생활 4년차인데 혼수용으로 모아 놓은 돈은 얼마나 되는지부터 안 물어보는 게 없다."

만혼이 대세가 되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다른 분위기 속에 명절을 보내는 '노총각·노처녀'들도 있다. 올해 35살이 되는 회사원 최지원씨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편이다. "유학 다녀와서 한국에서 직장 잡은지 얼마 안 됐다. 올해 이직했는데 일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 주변 또래 친구들도 결혼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최씨는 "친척 어른들도 요즘엔 결혼이 늦어진다는 걸 이해하고 있어 달리 말이 없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통계청의 2011년 혼인통계자료를 살펴보면 2011년 혼인은 32만 9100건. 전년도와 비교하면 3000건(0.9%)늘었다. 그러나 30년 전과 비교하면 확연한 감소 추세다. 특히 초혼은 크게 줄었다. 전체 혼인건수는 30년 전 대비 19.1% 감소한 데 비해 남성 초혼건수는 27%, 여성 초혼건수는 30% 감소했다. 주 혼인 연령층도 30대로 이동하고 있다. 2011년 남성 주 혼인 연령층은 30대 초반(30~34세)이 전체 혼인의 37.5%를 차지해 1위였다. 여성의 주 혼인 연령층은 20대 후반(25~29세)였으나 증가폭을 보면 30대 초반이 가장 많이 늘어났다. 30대 초반의 결혼 비중은 27.3%. 10년 전(13%)에 비해 두 배 이상이다.

숫자로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1981년 남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26.4세였다. 2011년에는 31.9세다. 여성은 23세에서 29.1세로 올라갔다. 고연령층의 비중은 높아지고 저연령층은 낮아지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

결혼이 늦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시 돈 문제다. 결혼에 소요되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다. 특히 주택마련의 부담을 지는 경우가 많은 남성의 결혼이 늦어지는 이유다. 2010년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에서 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미혼남녀의 결혼하지 않는 이유 중 경제적 요인은 남성층에서 43.4%를 차지했다. 실제로 경제여건과 혼인율은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움직인다. 임시직 비율이 1%포인트 상승하면 결혼이 330건 줄고, 실업률이 1%포인트 높아지면 최대 `040건까지 결혼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여성의 경우 고학력자가 많아지면서 개인보다 경력관리를 우선시해 결혼을 늦추는 경우도 많다. 2008년 서울시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2600명(여성 1237명, 남성 1263명)중 결혼을 늦추거나 하지 않는 이유 중 여성은 결혼보다 개인의 커리어가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18.7%로 1위였다. 반면 남성은 가장 많은 18.8%가 실업이나 비정규직 등 고용불안정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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