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박선숙 전 의원과 김경록 전 부대변인이 가지는 상징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른바 고 김근태 의장을 따르는 GT계와 민주당 경선에서 아깝게 패한 손학규계의 결합인 것이다. 두 정파는 문재인 후보를 지원하는 친노(親盧 친노무현계)와는 물과 기름같은 비노(非盧 비노무현)진영으로 분류된다.
민평련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민평련은 안철수 원장의 기자회견이 열린 지난 19일에 만찬 회동을 갖고 대선 정국에 관련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인재근 이인영 의원이 참여한 당시 모임에서는 박선숙 전 의원의 탈당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의원은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쌓인 감정을 풀기 위한 화기애애한 자리였다"며 "이날 허영 전 비서관 등의 탈당 이야기가 나왔지만, 안철수 캠프에 합류한 이들은 주로 유민영 대변인의 요청에 의해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선의 한 의원은 "개별적 선택에 대해서 제재할 수 없다"며 "당원으로 역할보다 자기가 선택한 길이 우선이라면 섭섭하지만 어쩔수 없다"고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이밖에 안 후보측은 손 고문 캠프 인사들뿐 아니라 경선 경험이 있는 민주당 김두관 전 경남지사, 정세균 상임고문측 인사들과 접촉 중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이 때문에 '안 후보 캠프에 비문(非문재인) 캠프가 꾸려지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도 있다. 한 초선의원은 "민주당을 버리고 제2의 탈당자가 나오기 시작할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안철수 위기감' 지우기에 나섰다. 우상호 최고위원은 21일 한 라디오에 나와 "당내 분위기는 안철수 진영으로 민주당을 버리고 넘어갈 현역의원은 없다"며 "또 지금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워낙 상승하고 있어서 당내 불안감도 많이 잠재워졌다"고 말했다.
박선숙 전 의원의 합류에 대해 "2002년 김민석 전 의원이 정몽준 후보에게 갈 때와 내용적으로 다르다"며 "사심을 가지고 친정을 버리고 도망간 것이 아니고 좀 더 큰 판을 만들어보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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