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임금 삭감에 불만 폭발..내달 공식 출범
농협은행 노조 설립 추진위원회의 김수식 공동위원장은 18일 "최근 고용노동부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면서 "이르면 내달 중순께는 노조를 공식 출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 노조는 농협은행 직원들로만 구성된다.
특히 최근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농협은행 직원들의 쌓였던 불만이 폭발했다.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비상경영을 선포하자 금융지주 산하 7개 계열사의 임원들도 8월부터 12월까지의 임금을 10% 자진 반납키로 했다. 또 경영 상태를 고려해 계열사 전체의 팀장급 이상 직원 임금도 10% 가량 일괄 삭감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이에 농협은행 내부에서는 "왜 우리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냐"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농협은행 한 직원은 "출범 이후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극히 나빠지면서 전 은행권의 수익이 다 감소했는데 이를 농협은행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신·경분리 전 농협금융지주는 매년 중앙회에 5000억~6000억 원(배당성향 약 30%)의 배당을 해왔다. 또 여기에 매년 4500억~5000억 원 가량의 명칭사용료를 중앙회에 지급해야 한다.
김 위원장은 "농협중앙회가 모태이긴 하지만 농협은행 자체적인 경쟁력이 선행돼야 농협이 잘되는 것 아니냐"며 "벌써부터 은행 내부에서는 순익이 줄어드는 데 대한 우려가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독립적인 은행노조가 생긴다고 해서 기존 중앙회 노조나 경영진과 무조건 각을 세우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같이 합심해서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강욱 기자 jomaro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