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한일문제로 반일감정보다 반한감정이 더 거세져 국내 진출한 일본기업들보다 일본에 진출한 국내기업들이 더 애를 먹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 당시에는 반일감정으로 한국토요타·혼다코리아 등의 일본 수입차와 한국후지쯔, 캐논, 도시바 등 일본계 IT 업계가 긴장했지만 이번에는 반한감정이 국내 기업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호성 수석연구원은 "일본은 철저하게 비즈니스 마인드이기 때문에 정치는 정치, 사업은 사업으로 떼어놓고 구분한다"며 "예년에도 한일갈등이 종종 있었지만 그 때마다 정치 문제가 일본 산업계 전체로까지 확산되지는 않았다. 양국 수장들의 리더십도 임기가 끝나가기 때문에 이제는 주변 국가와의 관계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할 때다. 따라서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대 기업으로 보자면 서로가 도를 지킬 수는 있지만, 국민들의 감정싸움으로 번질 경우 사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리더십의 부재, 장기적인 경제불황 등으로 총합점이 없이 흐트러진 일본 국민들이 극우세력에 힘을 실어줄 경우 파급력은 커질 수 있다.
LG경제연구소 이창선 연구원은 "2005년, 2008년에는 일본이 먼저 도발했고 우리가 대응하는 식이었다면 지금은 정반대의 상황"이라며 "일본에서는 한국이 먼저 도발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피해를 입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간 차원으로까지 번져 일반 소비자들이 한국 제품 구입을 꺼린다던지 하는 개연성은 나타날 수 있다"며 "다만 이게 어느 정도까지 지속될 것인지는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고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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