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ECB의 국채 매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통화 부양책은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효과를 낳지 못한다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일시적인 금리안정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재정위기의 근본적 처방으로는 미흡"이라며 "이번 조치는 과거 시행된 국채 매입(SMP)보다 다소 강력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매입 만기가 단기 국채에 집중돼 장기물 금리에 미치는 영향이 불확실하고, 엄격한 조건이 부과된다는 점은 금리 하락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CB는 이번 회의를 통해 재정위기의 소방수 역할을 자처했으나 국채 매입이 재정위기의 근본적 해법이 되긴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는 분석이다.
오동석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이미 형성된 펀더멘털적인 상황을 살짝 도울 뿐"이라며 "시장이 움직였다면 펀더멘털에서도 변화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고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유럽 정치권의 추가적인 행동을 판단하기 위해 단기적인 주요 이벤트를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달에는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여부와 함께 12일 예정된 독일 헌재 ESM 판결과 14일과 15일 유럽 정상회의, 트로이카의 그리스 실사 결과 발표가 예정됐다.
이지형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ECB 회의 결과에 의해 당분간 금융시장이 유로존 문제에 대해 심리적 안정을 찾는다 하더라도 9월 하반기 이후 그리스 긴축안 표결, 10월 그리스 실사 결과와 스페인 국채 만기 이슈에 의해 재차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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