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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해도 보험금 못받는 기간' 연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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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무보장 기간 늘리려하자 학계, 시만단체 반대
금융당국 재검토 착수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자살에 대한 보험 무보장기간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보험업계가 자살시 보험 무보장기간을 놓고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열린 공청회에서다. 금융당국과 업계가 발표한 면책기간 1년 연장에 대해 학계와 시민단체가 제도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살에 대한 보험 무보장이란 생명보험 가입자가 가입 후 일정기간 내에 자살할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무보장 기간이 현행 가입후 2년인데, 금융당국은 지난 7월 자살방조 우려가 있다면서 이를 3년으로 늘리겠다는 제도개선안을 발표한 바 있다. 무보장기간이 너무 길면 보험가입자가 피해를 보게 되고, 반대로 너무 짧으면 보험가입자의 모럴 해저드를 촉발시킬 수 있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1일 보험연구원과 함께 '자살보험금 무보장기간 연장에 대한 비공개 공청회'를 개최하고 각계 의견을 수렴했다.
이 자리에서 금융위는 자살률이 높아지고 이로 인한 보험금 지급도 많아지는 만큼 무보장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자살에 대해서는 보험금 지급을 하지 않는 방향을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보험계약이 자살을 방조하는 유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연구원 역시 "생명보험 계약건을 보면 자연사망률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데 반해, 자살률은 3~4년차에 급격히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자살이 면책기간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을 어필했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학계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참석자에 따르면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자살자 가운데 보험가입자가 소수에 불과한데다 '반드시 보험금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가입 3~4년 차에 자살률이 늘었다는 것도 해석이 지나치다는 견해도 나왔다. 보험금과 자살의 인과관계를 밝히기에는 이 같은 통계가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한 참석자는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목숨을 끊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면서 "무보장기간을 늘리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살에 대해 아예 보험금 지급을 하지 않는다'는 금융위의 중장기 계획에 대해서는 비난 여론이 뜨거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피보험자 사망시 유족의 경제적 여력을 보장하는 게 생명보험의 본연의 역할인 만큼 함부로 제도를 바꿔서는 안된다"는 견해를 피력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료를 꼬박꼬박 낸 피보험자가 자살했다고 해서 보험금을 안준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 여론이 강하게 제기되자 금융위원회는 자살에 대한 보험 무보장기간을 재검토하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공청회 등을 통해 여론을 수렴했는데, 3년으로 늘리는 안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있었다"면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가 관심있게 지켜보는 방안은 보험금 무보장기간을 각사 자율에 맡기는 것이다. 현재 표준약관에 명시된 '무보장기간 2년'을 없애고 생보사가 상품 약관에 기간을 자율적으로 넣어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게 하자는 게 핵심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초기단계라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사안은 없다"면서 "각계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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