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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파업 광부에 살인죄 적용 논란,사태 악화시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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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넘겼는데도 임금 협상 안돼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마리카나 광산 광부들에게 정부 당국이 살인죄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사태가 더 나빠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신들은 살인죄 적용은 광부들의 분노를 자아내 사태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남아공 검찰,파업광부에 살인혐의=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현지시간) 한 보도에 따르면 경찰에 체포된 2OO여명의 론민 백금광산 파업 광부들은 살인혐의를 받고 있다고 남아공 검찰 관계자가 전했다.
‘공통의 목적’(common purpose)이라는 남아공의 법은 한 집단에서 범죄가 발생하면 소속원들을 공범으로 간주하며, 무장한 사람이 경찰 등과 충돌해 사망자가 발생하면 살인혐의를 적용한다.과거 소수 백인이 남아공을 지배하기 위해 만든 법이다.

파업이 발생한 루스텐버그 지방 검찰청(NPA) 프랭크 레센예고 대변인은 “270명의 파업 광부가 34명의 살인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파업들은 칼과 창, 곤봉 등 무기로 무장하고 있었다.
지난 8월16일 남아공의 백금 생산업체이자 영국 런던 상장회사인 론민의 마리카나 백금 광산에서 착암공 등 3000여명의 광부가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는 현장에서 경찰이 총을 쏴서 34명이 숨지고 78명이 다쳤다.

18년전인 1994년 흑백차별제도인 아파라트헤이트가 철폐된 이후 발생한 최악의 유혈참사였다.

◆단순 협박인가 VS 기소 위한 절차인가=남아공 광산 근로자들은 검찰의 살인혐의 적용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펄쩍 뛰고 있다.

수십명의 파업 광부들은 법원 밖에서 체포된 광부를 즉각 풀어줄 것을 요구하며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남아공 학계와 노조는 검찰을 맹비난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케이프 타운대학 법학자인 피에르 데 보스는 “이 혐의는 논리에 맞지 않다”면서 “남아공 어느 법정도 사실에 근거한다면 공통법을 통한다 하더라도 광부들이 유죄라고 판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노조연맹인 COSTAU의 패트릭 크레이븐 대변인은 “이것은 순전히 협박이다”면서 “이 광부들이 동료의 죽음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은 얼토당토 않는다”고 비난했다.

FT는 “이런 혐의를 이용하려는 결정은 광부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최악의 유혈참사 이후 팽팽한 관계를 악화시킬 악화시킬 것 같다”고 전망했다.

◆파업 근본 원인 풀어야=론민 광산 파업은 3주를 넘기고도 계속되고 있다. 현지 시간 30일 현재 전체 근로자 2만8000명중 단 7%만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업에 참가한 착암공 등 광부들은 여전히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광산 경영진들이 돈 보따리를 풀지 않는 한 이번 파업은 다른 금광으로 퍼질 개연성도 있다.
회사측과 파업 광부들은 다음주 중 정부 중재로 협상을 갖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귀금속을 비롯한 상품수요 감소에 직면한 광산 경영진들이 선뜻 광부들의 요구조건을 들어줄지는 의문이다.

이들은 임금을 월 1만2500란드(한화 약 167만원)로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광부들은 기본급에 각종 수당,보너스를 합쳐서 월급을 받는다.

회사가 철제 침대가 있고 몇 명이 같이 써야 하긴 하지만 사택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광부들은 수당을 더 받으려고 광산 주변의 허름한 판자촌에 사는 게 보통이다.

남아공광물협회에 따르면 금광의 경우 신입 광부의 월평균 임금(수당과 보너스제외) 4840란드(약 65만원), 위험 직군인 착암공은 5700란드(약 76만5000원)로 나타났다.

백금광산에서도 임금수준은 대체로 이와 비슷하다.FT는 중소규모 광산에서 일하는 53세의 한 광부는 월 3500란드(약 47만원)를 집으로 가져간다고 소개했다.

이들의 열악한 근무조건에 비하면 많은 것은 아니다. 금광의 갱도의 경우 깊이가 최대 지하 4km나 되는 곳도 있다. 지하갱은 습하고 덥다. 또 단단한 암석 속에 있는 금맥은 두께가 불과 몇 십 센티미터에 그치기도 한다.수평의 갱은 높이가 낮아 수그리고 다녀야 한다.

이런 곳에서 착암공들은 금맥이 있는 바위에 구멍을 뚫고, 폭파공은 화약을 넣어 암석을 깬다음,나즈막한 열차로 금광석을 외부로 실어보낸다.사고가 났다하면 사망사고다.지난해에는 123명이 숨졌다. 1994년 이전에는 500여명이 숨진 것에 비하면 그나마 적은 수치다.

앵글로골드 아샨티와 골드필즈 등 거대 광산회사들은 시설 개선을 위해 2014년까지 수억 란드를 지출할 예정이지만 중소규모 광산에게는 그림의 떡과 같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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