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에 잡힌 장기인질 177 명 하소연
영국의 일간 텔레그래프는 29일(현지시간) 전자장비를 싣고 영국으로 가다 2010년 아덴만에서 소말리아 해적에 나포된 ‘아이스버그 1’호의 사례를 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 가운데 예멘 출신의 3등 항해사가 바다로 뛰어내려 자살했고 가나 출신 선원 1명도 숨졌으나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배의 냉동고는 임시 시신보관실로 쓰이고 있다.
남은 선원들은 5 제곱미터 남짓한 선실에 갖혀서 하루 한끼만 먹으면서 힘들게 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소말리아 해적의 공격성공률이 선박의 안전조치와 무장 경호원 때문에 크게 떨어졌지만 해적 손에 잡힌 선원들은 더 많은 몸값을 받아내려는 해적들 탓에 더 오래 잡혀서 더 심한 대접을 받는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해적없는 대양’(Oceans Beyond Piracy)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 납치기간은 8개월로 나타났다. 해적들의 납치는 해적 소탕에 나선 국제 해군함대의 코앞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각국 해군들은 사상자 발생을 우려해 납치된 선박을 풀어주지 않고 선주가 협상을 통해 해결하도록 한다.
문제는 선주가 나서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이스버그 1의 선주인 두바이의 아잘쉽핑앤카고는 800만 달러의 몸값을 댈 생각을 하지 않것은 물론, 선원들의 가족들을 만나는 것조차 거부했다. 선원이 죽더라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난마저 나오고 있다.
억류된 선원들은 버림받았다는 생각을 곱씹고 있다.
선원 구성이 다양한 것도 해결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아이스버그 1의 경우 선원들이 인도인 6명,예멘인 9명, 가나인 4명, 수단인 2명,파키스탄인 2명 등으로 다양해 특정 국가 해군이 구조에 나설 경우 승인받기가 쉽지 않다.
해적들은 적극적인 인질 구조에 나서는 나라 출신의 선원들을 몸값을 다 받아낼 때까지 협상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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