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비자금으로 세운 회사 달라고 했다가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노태우 전 대통령이 자신이 동생에게 맡긴 비자금으로 세워진 회사를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대법원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친동생인 재우씨에게 재산관리를 위해 준 120억원으로 설립된 오로라씨에스의 실질상 1인 주주는 자신이라며 노태우 전 대통령이 조카 호준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가 120억원을 노재우에게 건 낼 당시 어떤 형태로든 그 가치를 유지, 보전하고 있다가 원고의 요구가 있으면 반환하라고 해석될 수 있을 뿐이다"라며 "원고가 노재우에게 이 사건 금원을 회사를 설립해 운형 할 것을 위임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오로라씨에스의 실질주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대법원은 또 호준씨 등 5명이 오로라씨에스의 이사 지위, 감사지위에 있지 않다며 노 전 대통령이 이들을 상대로 낸 이사지위등부존재확인 청구 소송에서도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지었다.
노 전 대통령은 13대 대통령 취임 직전인 1988년 1월쯤 정치자금 중 일부인 70억원을 친동생인 재우씨에게 주면서 맡아서 잘 관리하라고 당부했다. 재우씨는 1989년 70억원을 고등학교 후배 박모씨에게 주고 오로라씨에스를 설립해 운영하도록 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은 1991년 8월에는 건설회사 대표에게 받은 50억원도 재우씨에게 주면서 관리하도록 했다. 이 돈 역시 박모씨에게로 들어가 부동산을 취득하는데 사용됐다.
이후 오로라씨에스가 수차례에 걸쳐 신주 등을 발행하면서 재우씨와 아들 호준씨, 박모씨 등이 주식을 분할 소유하게 됐다. 호준씨는 2000년 10월부터 오로라씨에스 각자 대표를 맡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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