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첫 사례..이름만 다르고 혜택 똑같은 그룹내 쌍둥이 상품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이달 초 SK그룹 관계사의 혜택을 담은 '외환 클럽 SK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출시하자마자 대박을 친 하나SK카드의 '하나 클럽 SK카드'와 이름만 다르고 내용은 모두 같다.
이처럼 외환은행이 하나SK카드와 똑같은 카드를 출시한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하나SK카드의 클럽SK카드가 업계에서 크게 히트를 쳤기 때문이다. 하나 클럽 SK카드는 출시 두 달 만에 30만좌를 돌파했다.
금융당국의 상품승인도 오히려 더 쉬웠다. 이미 한 번 업계에 내놓은 카드는 승인절차가 더욱 간편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아직까지 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이 독립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당초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때만 해도 업계는 외환은행 카드부문이 하나SK카드와 합칠 것을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그룹 내 '투 뱅크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엄연한 독립법인이다.
독립법인인 양사간에 교차 판매를 하려면 업무 위탁계약을 맺는 등 절차가 까다롭다. 때문에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시너지를 올리는 방법은 같은 상품이라도 각 사에서 내놓는 형식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앞으로 하나SK카드 또한 외환의 2X카드와 같은 상품 등 같은 상품을 이름을 바꿔 판매할 예정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그룹 내에서 '같지만 다른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한다.
규정상의 문제는 없지만, 은행 내 카드와 전업 카드는 엄연히 다를 수밖에 없는데 무리하게 같이 판매하려 하다가는 수익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이유다. 수신 기반이 있는 은행의 경우 자금 조달이 카드사에 비해 쉬운데, 은행 대비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전업카드사가 은행 상품을 똑같이 내놓으려면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전업카드사인 하나SK카드가 은행계 카드 수준의 혜택을 담은 카드를 내놓으면 경쟁 카드사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도 물론이다.
그러나 하나SK카드 관계자는 "은행에서 내놓는 상품이라고 해서 꼭 카드사로 적용하면 무리가 갈 정도로 혜택이 크진 않다"며 "예전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최근 금융당국의 카드 규제가 강해지면서 금융사들이 수익성에 무리가 갈 정도의 상품을 내놓지 않아 문제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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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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