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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있으나 마나 국가곡물조달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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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이 식량과의 전쟁에 나섰다. G20(주요 20개국)은 이상기후로 비롯된 미국발 곡물가 상승이 세계적인 식량난으로 이어질 기미가 보이자 9월과 10월 연속 비상대책회의를 열기로 했다.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의 옥수수 거래가격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시장은 이미 비상이 걸렸다. 식량자급률이 26%로 쌀을 제외한 밀과 옥수수, 콩 등 주요 곡물을 거의 전량 수입하는 우리의 사정은 한층 급박하다. 벌써 두부, 라면, 맥주, 햇반, 과자류 등이 줄줄이 올랐다. 곡물수급 안정은 식량안보뿐 아니라 물가안정을 위해서도 발등의 불이 됐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 대책은 한가하다. 연말까지로 잡혔던 제분용 수입밀과 사료용 콩, 옥수수 등의 할당관세(10%)를 내년까지 연장하고 가공식품업계와 사료업계의 가격 담합을 집중 감시한다는 정도다. 2008년 곡물 파동 때 내놨던 대책과 다를 바 없다. 특히 곡물수급 안정을 위해 마련한 국가곡물조달시스템이 전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큰 문제다.
어제 본지 기사(4면)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농수산물유통공사(aT)가 지난해 4월 곡물메이저를 통하지 않고 현지 대형 농장과 직거래하기 위해 시카고에 국제 곡물회사 'aT 그레인 컴퍼니'을 세웠으나 설립 취지와 달리 수입 실적이 미미하다고 한다. 지난해 도입 목표량이 10만t이었으나 실제로는 콩 1만1000t을 들여온 게 전부다.

올해 목표량은 92만t이지만 수입물량은 전무하다. 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곡물 엘리베이터(저장ㆍ유통창고) 시설도 지난해 10개를 확보하겠다고 했지만 단 하나도 확보하지 못했다. 국가곡물조달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15년 곡물 자주율 55% 목표도 사실상 물건너 갔다.

잦은 기상이변으로 인한 공급 감소와 중국ㆍ 인도 등 신흥국의 수요 증가 등을 감안할 때 애그플레이션은 이제 변수가 아닌 상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수시로 나타날 가능성이 커 식량전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곡물조달시스템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도 2015년까지 1204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대형 국책사업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뭔가. 정부가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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