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 전세기간이 만료돼 이사를 계획한 직장인 A씨 부부는 집주인이 아직 집이 빠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아 새로 이사갈 집의 잔금을 치르지 못하고 있다. 급한 마음에 은행에서 돈을 빌려 이사를 한 뒤 나중에 보증금을 받아 메우려 했지만 대출한도 부족으로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앞으로는 서울시가 임차보증금 갈등 해결에 나선다. 집주인의 보증금 미반환, 이사시기 불일치로 발이 묶인 세입자를 위한 것으로 서울시는 이같은 갈등 민원을 원스톱으로 종합 지원할 ‘전·월세보증금 지원센터’를 개설한다고 9일 밝혔다.

◇발 묶인 세입자 집중 지원= ‘전·월세보증금 지원센터’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세입자 권익 보호를 위해 공약했던 사항으로 상담만 가능했던 기존 서울시 임대차상담실의 기능을 확대·통합한 것이다. 우선 서울시는 센터를 통해 임대차 계약기간이 종료됐음에도 집주인의 보증금 미반환으로 제때 이사를 못하고 있는 세입자와 짧게는 3~4일에서 한 달까지 이사시기 불일치로 어려움을 겪는 세입자를 집중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서울시가 지난 4월 부동산중개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임대기간 종료 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이사를 가지 못한 세입자를 경험한 중개업자가 41.8% 달했고 75.3%는 새로운 대출상품 마련 등 세입자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센터에는 변호사, 법무사, 공인중개사 등 9명이 ‘전·월세보증금센터’ 상담위원으로 상주한다. 임대차 상담은 물론 세입자와 집주인의 분쟁조정, 보증금 대출 융자추천, 보증금반환 소송 법적구제 방안 지원에 이르기까지 임대차와 관련한 모든 민원서비스를 다각도로 지원한다. 예컨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이사를 못하고 있는 세입자가 센터를 방문해 상담을 신청하게 되면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가 집주인과 세입자간 원만한 합의를 위한 중재에 나서는 것이다.


합의에 실패한 경우에는 세입자는 관할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 나중에 임대보증금을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담보를 설정한 뒤 보증금 대출 융자 추천을 신청하면된다. 이후 센터에서는 세입자가 신·구 임대차계약서와 임차권등기명령 확인서 등을 확인후 융자추천서를 시중은행에 발급하고 이를 바탕으로 은행은 신규 임차주택 집주인에게 전세자금을 입금하게 된다.


◇상담은 물론 금융 지원까지= 서울시는 주택금융공사가 지급보증하고 제1금융권 어디서나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계약기간 종료 후 보증금 미반환 세입자 대상 금융상품’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7일 전국 처음으로 출시된 것으로 융자대상은 부부합산 연소득 5000만원 이하, 보증금 2억5000만원 미만 주택 세입자다. 최대 2억2200만원까지 연 5.04%의 금리로 대출 가능하다.


이후 전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받으면 한 달안에 전액 상환하면 된다. 최저생계비 120%이하 차상위계층인 서울시민은 대출신청 시 차상위계층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면 연 0.5%의 주택금융공사 보증보험료와 은행금리 5%를 초과하는 이자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끝까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에게는 변호사 선임비용 없이 상담과 소장 작성법, 사법절차 안내 등 ‘보증금반환소송’ 등 법적 구제절차까지 지원한다.


특히 기금 200억원을 투입하고 우리은행과 업무협약을 통해 마련한 ‘단기 전·월세 보증금 대출 서비스’도 전국 처음으로 선보인다. 이 서비스는 세입자가 이사를 나가는 날짜와 새로 들어오는 날짜가 서로 맞지 않아 짧은 기간 보증금이 급히 필요한 세입자를 위한 것이다. 쌍방간 이사 일정이 확정된 보증금 1억6500만원 미만 주택의 세입자는 연5% 은행 취급 수수료만 부담하고 최대 1억5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이밖에 서울시는 가구의 수선·유지부터 전세금 인상 요구 등 세입자와 집주인간 발생할 수 있는 갈등도 제도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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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기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세입자가 마음 놓고 이사갈 수 있는 풍토를 확립하기 위해 상담부터 법적구제절차까지 단절없이 지원하겠다”며 “평상시에는 전세금 인상 요구로, 이사할때는 보증금을 제때 못 받아 전세살이 설움을 겪었던 서민들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월세보증금 지원센터’ 개소식은 9일 오후 16시 서울시청 을지로청사 1층에서 진행된다. 박원순 시장과 서종대 주택금융공사 사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등 3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단기 전·월세 보증금 대출 서비스’ 이용 절차

‘단기 전·월세 보증금 대출 서비스’ 이용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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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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