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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업종 정리' 대기업 엇갈린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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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한 대기업 계열사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선정된 사업을 직원들이 설립한 신설법인에 넘긴 것을 두고 ‘경제민주화’ 시책 부응이다, ‘정리해고’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은 지난달 31일부로 회사가 진행해왔던 공간정보사업을 중소기업인 한국아이엔지에 양도했다고 공시했다. 한국아이엔지는 한진정보통신에서 공간정보사업을 추진했던 직원들이 설립한 회사로 뒤늦게 밝혀졌다.
한진정보통신은 5월 2일 발효된 상호출자 제한기업집단 소속기업(대기업)의 공공시장 입찰참가의 전면금지를 주 내용으로 하는 소프트웨어사업진흥법 개정고시에 따라 사업에서 철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가정부 시책에 부응하고, 대기업 입장에서 중소기업 발전을 위해서라는 배경도 덧붙였다.

그러나 회사에 근무했던 전직 직원 A씨가 최근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과연 회사가 중소기업을 위해 내린 결단이었는지에 의문을 던졌다. A씨는 “4월 월례조회 때 사측으로부터 ‘공간정보사업 부문을 정리하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직원들은 회사측이 분사도, 매각도 아닌 ‘정리’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점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400여명에 이르는 전체 직원중 공간정보사업에 종사한 직원은 70여명.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10년 이상 회사에 근무한 장기 근속자로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는 상황에 몰렸다. “그간 열심히 일해 왔던 회사에 대한 배신감을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몇몇 분들의 발언에서 충격에 의한 떨림을 느낄 수 있었다”고 A씨는 설명했다.
직원들은 7명의 대표를 뽑아 회사와 협상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사측은 매년 4월 단행되는 승진자 발표는 물론 매월 초에 실시하는 월례조회도 중단했다. 그는 “아마 우리가 떠나면 바로 하지 않을까. 이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아마 모든 직원들이 그러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협상 시작 3개월여 만인 7월, 직원들이 별도 회사를 직접 설립해 사업을 인수키로 합의했다. 직장을 잃지 않으려면 다른 방법이 없었다. 최초 사명은 ‘한진아이엔지’였으나 한진정보통신이 ‘한진’ 명칭 사용을 반대해 한국아이엔지로 변경됐다고 한다. 신설법인은 31일부로 11억88만4799원에 한진정보통신으로부터 사업권을 넘겨받았다.

A씨는 “안정된 회사(대기업)에서 불안정한 회사(중소기업)로 이직하는, 사실상 정리해고다. 나도 그중 한 명이었다”며 “한국아이엔지가 더욱 더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관련, 회사측은 "한진정보통신은 중기업종 정리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지원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한진정보통신은 대한항공이 99.35%,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0.6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조 회장의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장(전무)가 사내이사로 재직중이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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