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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집에 세들어 사는 주부의 기막힌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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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남편이 트럭 운전업을 하던 미국의 가정주부 폴라는 2007년 모기지론을 통해 집을 사기로 맘을 먹었다. 그녀는 앞으로 평생 살게 될 안식처를 꿈꾸며 문고리부터 시작해 집안 구석구석을 하나하나 꼼꼼히 따져가며 어렵사리 살 집을 골랐다. ‘그후로 오랫동안 행복했습니다’가 될 것 같았던 그녀의 삶은 2008년 경제 위기가 불어 닥친 후 남편의 일감이 줄어들면서 지옥으로 바뀌었다. 그녀가 그토록 사랑했던 집 대출금으로부터 압박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주택 압류 위기에 처한 그녀는 2010년 자신의 집을 구매 당시 가격의 3분의 1에 판매했다. 그녀는 주택을 구매한 사람에게서 한 가지 솔깃한 제안을 듣게 된다. 따로 이사할 집을 구하지 말고 주택 모기지론으로 내왔던 돈의 절반만을 지불하고서 이 집에서 계속 살겠냐는 것이다. 그녀는 이 제안에 Yes라고 응답했다. ‘주택 소유자’에서 ‘세입자’로 전락하는 순간이었지만, 그녀는 당시를 ‘크리스마스의 기적’과도 같은 시간으로 기억했다. 그나마의 삶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 사례는 영국의 경제전문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 최신호(8월4일판)에 소개된 실제 사연이다.
2006년 한때 미국의 자가 소유자 비율이 69%에 달했던 미국에서 임대업이 활황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주택시장 거품 붕괴 이후 자가소유자들의 비율은 65.5%, 주택압류 대상인 280만명을 자가소유자 범주에서 뺄 경우 이 비율은 63.3%로 낮아졌다. 더욱이 주태 주택 소유자의 24%에 해당하는 1130만명의 주택 소유자가 집의 현재 시세보다 큰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상당수가 모기자론 연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 틈새를 파고드는 것이 바로 주택 임대업이다.

주택 시장의 새로운 매수자는 자가주택 소유자들이 아닌 임대업자들이다. 일부 자금과 신용을 갖춘 투자자들이 주택시장에서 새로운 투자기회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압류 또는 압류에 처한 저가의 주택을 사들였다. 향후 주택가격이 회복되면 차액이 발생할 것이며, 집값이 오르기 전에는 임대 수입을 따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낮고 불경기 속에 특별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꾸준히 들어오는 임대수입은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택을 새로 짓는 것보다 압류 위기에 처한 주택을 사들이는 것이 값싸기 때문에 주택 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설 경우 큰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모든 사람의 자신의 집을 갖은 채 성공을 꿈꾸던 아메리칸 드림이, 소수의 아메리칸 드림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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