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목표는 분명하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이다. 원대한 꿈에 걸맞은 화려한 무대가 준비됐다. 축구 종주국 영국, 그곳에서도 '축구의 성지'라 불리는 런던 웸블리 구장이다. 어쩌면 한국에겐 약속의 땅이 될 이름이다. 이제 남은 건 승리뿐이다.
한국은 2일(한국시간) 오전 1시 웸블리 구장에서 가봉과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B조 최종전을 치른다. 2차전 스위스전 승리로 한국은 1승1무(승점 4점)를 기록, 조 2위를 달린다. 가봉과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상황. 홍 감독은 내친 김에 승리를 추가하고 메달을 향한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전력이 온전하지 않다. 대회를 앞두고 최종 엔트리 18명 중 3명이 부상과 차출거부로 런던에 오지 않았다. 주전 수비수 헨리 은동도 멕시코전 퇴장으로 한국전에 나설 수 없다. 가봉은 공격력에 비해 수비가 약하다. 한국과 비겼던 멕시코를 상대로도 2골을 내주며 무력하게 패했다.
박주영-김보경-구자철을 앞세운 한국의 창끝은 이를 충분히 뚫어낼 수 있다. 우선 과제는 미드필드 장악과 선제골을 통한 기선 제압이다. 아프리카 선수들은 분위기에 쉽게 흔들린다. 한번 불이 붙으면 무섭지만 사기가 꺾이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진다. 중원에서부터 강한 압박으로 상대를 제압한 뒤 선취골을 뽑아낸다면 상대는 스스로 무너질 수 있다. 충분히 대승을 노려볼만하다.
사실 대표팀에게 대승은 절실하다. 한국은 멕시코와 승점이 같지만 골득실(멕시코 +2, 한국 +1)에 뒤져 조 2위다. 조 1위로 8강에 오를 경우 결승까지 모든 경기는 웸블리 구장에서 치러진다. 3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는 상황에서 체력적 이점을 챙기는 셈. 경기장 분위기와 잔디 적응에 대한 수고도 덜어낼 수 있다. 가봉전이 올림픽 메달의 초석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승리 못지않게 신경써야할 점이 있다. 부상과 경고다. 올림픽은 선수 엔트리가 18명에 불과해 전력 이탈이 발생할 경우 치명적이다. '에이스' 박주영과 주전 미드필더 박종우는 조별리그에서 경고 한 장씩을 받았다. 가봉전에서 경고를 받으면 8강전에 나설 수 없다. 부상은 말할 것도 없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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