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값진 은메달 두 개. 당초 목표를 떠올리면 다소 아쉬운 결과다. 박태환은 세계기록을 넘봤다. 하지만 불운에 운 사이 정상적인 레이스 운영은 물거품이 됐다.
박태환은 31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4초93을 기록했다. 프랑스의 간판 야닉 아넬이 1위(1분43초14)로 통과한 가운데 손은 쑨양(중국)과 함께 두 번째로 터치패드에 닿았다. 공동 은메달.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이 종목 은메달을 획득했던 박태환은 이로써 2회 연속 은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이번 대회에서는 자유형 400m에 이어 두 번째 은메달이다.
사실 박태환에게 가장 큰 아쉬움은 주 종목인 자유형 400m다. 세계기록을 노렸지만 쑨양(3분40초14)에 밀리며 은메달을 땄다. 목표물을 놓친 건 앞선 실격(DSQ, disqualified) 판정 탓이 컸다. 출발구령을 기다리는 준비 자세에서 미동을 노출해 결선으로 가는 문이 닫혔다. 4시간여 공방 끝에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컨디션은 엉망이 된 뒤였다. 세계기록, 쑨양, 유럽 징크스 등의 부담까지 이겨내야 했던 박태환은 결국 이어진 레이스에서 체력 저하를 노출했다. 지난 상하이 세계선수권에서 마이클 볼 코치가 우승의 키로 제시한 구간별 랩타임은 ‘53초-55초-55초-54초.’ 하지만 이번 대회 성적은 ‘53초34-56.86초-56초43-55초43’이었다. 체력 소진을 드러낸 건 자유형 200m에서도 마찬가지. 경기 직후 박태환은 “마지막 5m를 정말 못가겠더라. 너무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판정 번복의 여파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