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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재판 5년, '밤샘' 재판에 "지친다 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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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미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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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국민참여재판이 5년째를 맞이하면서 재판 개시부터 선고까지 12시간이 넘는 밤샘재판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국민참여재판은 지난 2008년 1월부터 시행된 배심원 재판제도로 만 20세 이상의 국민 가운데 무작위로 선정된 배심원들이 형사재판에 참여한다. 유·무죄 평결을 내리지만 법적인 구속력은 없다.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최동렬)는 동료 굴삭기 기사를 땅에 파묻어 살해한 혐의(살인)로 박모(41)씨에 대해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 재판은 18일 오전 10시에 시작해 다음날인 19일 오전 3시쯤 선고가 내려졌다.

앞서는 무려 25시간에 걸친 마라톤 재판이 펼쳐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난해 12월2일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설범식 부장판사)는 자신들이 일하던 업체 사장 강모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46)와 서모씨(49)에게 각각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날 선고를 하기전, 재판부는 11월29일 오전부터 다음날까지 25시간이 넘는 심리를 진행했다. 배심원들은 평결 논의에만 5시간을 넘게 소요하는 등 결과에 신중했고, 재판부도 면밀한 검토를 위해 불가피하게 선고를 연기했다.
국민참여재판이 확대 시행되면서 '밤샘재판'이 종종 나오고 있다. 특히 징역 10년 이상의 중형이 선고되는 재판에서 이런 현상이 많이 발생한다. 재판의 중요성 때문에 검찰과 변호인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고 배심원의 숙의 시간도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전체 재판 시간이 길어진다.

국민참여재판이 처음 시행될 때부터 이러한 '밤샘재판'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제도 시행초기에 대법원은 충분한 준비를 거쳐 원칙적으로 매일 재판을 진행해 1∼3일의 비교적 단기간에 재판을 끝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재판을 조기에 끝내기 어려운 부득이한 사정이 생기면 배심원들에게 과중한 부담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대법원은 재판이 하루에 끝나지 않아 귀가 할 수 없을 경우에 대해서도 안내하고 있다. 특히 배심원의 신변보호를 위해서는 필요한 경우에 부득이하게 법원이 지정한 장소에서 국가 비용으로 숙박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배심원들의 생계, 보안문제 등 때문에 재판을 하루이상 진행하기는 사실상 힘들다. 대부분의 배심원들이 생계를 이유로 2회이상 나눠서 진행하는 재판보다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재판일정을 원한다. 또 배심원들이 재판정을 떠나서 생길 수 있는 신변 안전과 평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보안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밤샘재판'을 제도적으로 줄일 수 있게 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재판이 길어져 배심원 평결이나 재판부의 숙의 시간이 새벽에 이뤄지면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이다.

또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는 밤늦게까지 진행된 재판에 참여한 법관을 포함해 참여관, 참여보조, 속기사, 법원경위 등 재판부 구성원들에게 다음날 쉴 수 있도록 휴무제를 도입하는 등 개선점을 밝혔다.

한편, 지난 12일에는 시행 5년을 맞은 국민참여재판의 최종 형태를 결정하는 국민사법참여위원회가 출범했다. 위원회는 우리나라의 국민참여재판 시행 성과를 분석하고 여론을 수렴해 배심제, 참심제, 혼합 형태 중에서 최종 형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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