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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세 영아 보육지원 방향, 내년엔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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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주최 토론회... 보육정책 문제점 및 개선 논의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지난 3월 시행한 0~2세 영아에 대한 무상 보육 정책이 재원 부족으로 4개월 만에 중단 위기를 맞은 가운데, 정부·학계·기자·시민이 모여 현 보육정책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보건복지부는 19일 오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대회의실에서 '보육제도 개선방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0~2세 영아 양육에 대한 보육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서문희 육아정책연구소 실장은 "0~2세 영아 무상보육 정책의 문제점은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변수를 정부가 계산하지 못한 점"이라며 "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와 정부는 예기치 않은 재정난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경규 기획재정부 사회예산심의관은 "지난 4개월간 무상보육 정책을 모니터링 한 결과, 지난해 정책결정과정에서 치밀한 계획을 세우지 못했던 것 같다"며 촘촘한 정책을 입안하지 못한 실수를 인정했다. 이어 그는 "올해 재정초과 수요는 정부와 지자체 간 협의를 통해 어떤 형태로든 해결을 할 것"이라며 "줬던 지원금을 하반기에 뺏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토론회는 내년도 0~2세 보육정책을 두고 팽팽히 맞섰다. 보육료 지원 대상을 전체 가구로 볼지 아니면 소득 등에 따라 차등시켜 봐야하는지에 관한 이른바 '보편과 선별지원'을 둘러싼 논란은 이날 토론회에서도 재연됐다.
김인경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구 소득에 따라 (보육료)를 선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교육에 대한 투자는 조기에 행해질수록 투자대비 성과(학업성취도·소득)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취약계층에 대한 교육투자는 형평성에도 맞고 사회통합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패널로 참석한 박수련 중앙일보 기자도 "보육수당 지급을 소득하위 70%로 제한하고 상위계층에게는 일정부분이라도 돈을 내도록 하는 게 맞다"고 말했으며 시민패널로 참여한 주부 이민경 씨도 "굳이 지원이 필요 없어 보이는 사람들도 지원을 받는 경우를 종종 봤다"며 "그런 사람들에게까지 보육료가 지원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정광진 어린이집총연합회장은 "OECD 국가들은 양육수당을 만 18세까지 주기도 한다"며 "소득 상위 10%는 그만큼 세금을 더 내기 때문에 지원을 받는다고 해서 문제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무상보육 정책은 포퓰리즘 정책일수도 있지만 대국민 약속"이라며 "4개월 만에 뒤집기 보다는 세원을 넓히는 방향으로 재정 확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측 패널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으나 기존 보육지원 체계를 전면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최근 입장을 재확인시켰다.

조남권 복지부 보육정책관은 "저소득층과 중산층은 양질의 무상보육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며 "하지만 소득 상위 10%인 고소득층에게도 정부가 무상보육서비스를 지원해야 하는가 하는 부분에는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득 상위 70% 전후 구간에는 소득분포도가 촘촘하기 때문에 비슷한 소득층은 보육료 지원 여부에 따라 가처분소득이 역전되는 현상이 있을 수도 있다"며 무상보육 정책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조경규 재정부 사회예산심의관은 "재정당국도 올해를 기준으로 설계해놓은 보육제도를 그대로 가야하는지 개선하는 게 좋은지 고민하고 있다"며 "내년 이후 무상보육 제도는 신뢰를 지키면서 재정적으로 지속가능한 최대공약수를 찾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육료를 보육시설에 지원하지 말고 가정에 직접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었다. 서문희 육아정책연구소 실장은 "현 정책은 부모가 선택의 여지없이 시설에 아이를 보내야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구조"라며 "부모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홍환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책임연구위원은 지방정부의 보육재원이 심각하다고 호소했다

김 연구위원은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의 세입은 묶어두면서 무상보육 재원을 부담시키고 있다"며 "올해 지자체들은 보육 관련 추경을 편성하지 않을 생각이고 내년도 사업은 모두 국비로 추진해 달라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완정 인하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는 "영아기 보육은 양질의 서비스가 중요하다"며 "국공립 시설을 늘리는 등 정부차원의 개선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삼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실장을 비롯해 조남권 복지부 보육정책관, 조경규 재정부 사회예산심의관, 이완정 인하대 교수, 김인경 KDI 연구위원, 정광진 한국어린이총연합회장, 박수련 중앙일보 기자, 이민경 시립문원어립이집 부모 등이 참여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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