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원장은 "앞으로 책임 있는 정치인의 역할을 감당하든, 아니면 한 사람의 지식인으로서 세상의 변화에 힘을 보태는 역할을 계속하든, 이 책에 담긴 생각을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힘을 모아 나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국민들의 현장에서의 의견을 바탕으로 대선출마 등 정치적 거취에 대해 결정을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안 원장은 경제민주화에 대해 "전체 경제 수준으로 보면 옛날보다 행복해야 하는 데 양극화로 인해 상대적 빈곤감이 더 심해진 것"이라며 "재벌기업에 경제력이 집중되면서 중소기업, 자영업자, 노동자, 농민 등 상대적 약자들이 희망을 갖기 힘든 경제구조가 됐기 때문"이라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경제민주화의 방향에 대해 안 원장은 "재벌개혁을 통해 대기업의 특혜를 폐지하고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경제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면서도 투기자본으로부터의 방화벽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당부분이 민주통합당의 경제민주화와 닮아있다.
◆경제민주화에 법치도 중요...사법개혁 언급=재벌체제에 대해서는 총수일가의 일감몰아주기, 편법상속의 문제를 들고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진입, 비정규직 고용확대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삼성동물원' 'LG동물원'의 의미에 대해서는 "재벌들이 중소기업과 거래하면서 우리하고만 계약하고 우리한테만 납품하라며 단가후려치기의 횡포를 한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이 연구개발에 치중하지 못하고 세계적인 강소기업으로 태어나지 못하게 대기업들이 동물원을 만든다는 비판이다.
안 원장의 재벌개혁의 외부적 접근에 따른 해법에 대해서는 부당내부거래 편법증여, 인력탈취 등에 대한 철저한 방지를 위해 징벌적 배상제 도입, 내부고발자 보호및 포상을 소개했다. 이어 독점과 담합에 따른 소비자 보상제도 강화와 중소, 중견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확대 등을 주문했다. 재벌에 대한 내부적 접근에서는 지나친 주주중심의 주주이익대변을 지양하고 경영진에 대한 보상과 감시체제 등을 제시했다.
◆재벌실체 인정하되 책임 무겁게...기업집단법 찬성=안원장은 특히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 제기되는 기업집단법을 찬성했다. 기업집단법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참여연대, 새로운사회연구소(새사연), 경제개혁연대 등 진보단체와 학계에서 추진해온 재벌개혁의 2단계 운동이다. 기업집단과 관련된 규정을 모두 통합한 법을 새로 제정해 기업집단의 강점을 실현하는 동시에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안 원장은 "(재벌을)지금처럼 어정쩡하게 놔두지 말고 기업집단법을 만들어 재벌체제의 경쟁력은 살리되 단점과 폐해를 최소화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순환출자금지, 금산분리 강화에 대해서는 찬성한 반면 출총제에 대해서는 더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아울러 여야가 부정, 비리, 횡령을 저지른 재벌총수 및 그 일가의 형량을 강화하고 사면을 제한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찬성했다. 안 원장은 경제범죄와 관련, "우리나라는 잡힐 확률도 낮고 배상도 적다"면서 "'잡히더라도 3,4년만 징역을 살면 평생 먹을 돈이 생긴다'고 생각하고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다"면서 "잡힐 확률을 높이거나 배상금을 훨씬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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