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사당패 노래의 원형으로 황해도 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된 서도선소리산타령 ‘놀량사거리’, 망자(亡者)의 한을 풀고 저승에서 편안히 안주하기를 비는 ‘평안도 다리굿’, 화려한 한 춤사위의 ‘화관무’, 두만강에서 뗏목을 타고 다니며 불렀던 ‘두만강 뗏목놀이소리’. ‘최영장군 당굿’.
북한에서 지정된 '소리', '무용'과 관련한 이북지역 무형유산들이다. 실향민들에게는 고향의 향수를 더없이 느끼게 할 대표적인 민속공연이다.
함경북도 무형문화재 1호 '두만강 뗏목놀이소리'는 두만강 인근에서 벌목과 뗏목을 제작하고 목재를 운반하던 인력꾼들이 부르던 노래다. 이들은 함경도의 개마고원 삼림에 있는 원목을 벌채해 백두산 동남부의 해발 1500m이상 되는 무산고원 하구인 삼장까지 운반한 후, 뗏목으로 묶어서 두만강에 띄워 운반했다. 노동자들은 각 작업과정별로 수많은 노래를 불렀고 이것이 구전돼 전해지고 있다.
황해도에는 고려충신 최영장군을 추모하고 여러 신령들을 대접하기 위한 무속 '굿'이 있다. 황해도 무형문화재 5호로 꼽히는 '최영장군 당굿'이 그것이다. 총 24거리로 구성돼 굿춤은 기교보다도 기능과 내용에 충실하다.
황해도에는 또 꽃관을 쓰고 춤을 추는 '화관무'가 있다. 해서 지방의 독특한 한삼뿌림 등의 춤사위를 구사해 지방의 춤 맛을 그대로 간직한다. 정중동(靜中動)과 동중정(動中靜) 속에서 기교와 재간을 극대화하고 가벼움과 무거움, 섬세함과 우람함 그리고 정교함과 장중함이 일품이다.
조선시대 6진 정책으로 함경북도 지방에 이주할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고단한 생활상을 담고 있는 소리도 있다. 함북 무형문화재 1호 '애원성'이다. 혼자서 산길을 걸을 때에나 혼자 김을 맬 때에 흥얼거리며 불렀다고 하는데 이별의 슬픔, 고단한 살림살이, 유랑민의 애환 등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고 있다.
이러한 이북 5도의 무형문화재를 보존, 계승하기 위한 축제가 한판 벌어진다. 이 축제는 이북5도위원회에서 지정한 무형문화재 13종목 중 9종목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놀량사거리', '다리굿', '화관무', '두만강 뗏목놀이소리', '애원성', '최영장군 당굿' 외에도 평안검무(평안남도), 만구대탁굿(황해도), 돈돌날이(함경남도), 향두계놀이(평안남도) 등이 선보여진다. 연출은 중앙대학교 정호붕 교수가 맡았다.
이번 행사는 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마련된 장으로 문화재청과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문화재보호재단과 함께 주관한다. 오는 24일 저녁 7시 서울 중구 장충단로 국립극장 내 하늘극장에서 열린다. 문의 한국문화재보호재단 누리집(www.chf.or.kr)·문화마당과 전화(02-747-5161)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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