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정권 과오 안고 친노 지원
-재기 후 차차기 주자로 부상
정두언 의원
-친이 핵심서 쇄신파로 전향
-주군.상왕 등지고 최대위기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여야는 11일 정두언(사진 왼쪽)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처리한다. 정 의원을 사법처리하기 위한 검찰의 수사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사건은 대선자금 수사로 흐를 조짐마저 보인다. 정 의원의 경우는 안희정(사진 오른쪽) 충남지사를 떠오르게 한다. 대통령의 측근이자 정권 창출의 주역이며, 정권을 창출하는 과정에서의 비위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다는 면에서 그렇다. 그래서 둘은 묘하게 비교된다. 동시에 극명하게 대조된다.
정두언 의원은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의 캠프 안국포럼에서 서열 2ㆍ3위를 다퉜다. 정 의원은 '왕의 남자'로 불렸다. 정 의원은 인수위 시절 이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자신의 '몫'으로 국회에 입성시키고 싶은 18대 총선 공천 후보를 천거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에게 공천권이 있었던 때다.
이 대통령이 반신반의하면서도 당사자의 이름을 수첩에 적어 정 의원의 뜻이 이뤄지는 듯했으나 '형님' 이상득 전 의원의 입김 때문에 끝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2008년 6월 이 대통령을 겨냥한 '권력 사유화' 비판의 글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이 대통령이 문제를 삼자 삭제하기도 했다.
지난 5월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구속된 뒤에는 "내가 4년 전부터 여러차례 (측근비리에 대한) 경고를 했는데 전혀 작동을 안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고승덕 당시 의원이 트위터에 "(정두언) 선배님의 후원회장은 SD(이상득 전 의원)이셨고…"라고 적자 정 의원은 "별 그지(거지)같은 설명을 하고 있네요"라고 맞받았다.
'친이계 핵심'에서 '쇄신파 좌장'으로 변신한 정 의원은 지난 4ㆍ11총선을 전후로 미국식 원내정당 모델로의 정당구조 개혁을 주장하는 등 '포스트 이명박' 체제에서의 개혁적 입지를 다지고 있었다.
지난 5월 몇몇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역사적으로 보면 항상 비주류가 승리했다"면서 "저도 비주류"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19대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검찰의 이번 수사로 무산됐다.
◆영원한 '左희정' 안희정 충남지사 = "대통령 만들고 제가 한 유일한 일은 감옥에 간 것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안희정이 삐치고 배신했다는 말 들어보신 적 있습니까…그분이 저한테 자리를 하나 줬습니까, 저한테 돈을 줬습니까. 하지만 저는 그저 노무현이 좋았습니다"(안희정 지사. 2010년 5월, 지방선거에 앞선 충남 논산 유세에서)
안희정 충남지사는 199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끌던 지방자치실무연구소에 합류했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주선했다. '좌희정 우광재'라는 별칭의 뿌리다. 안 지사는 참여정부 출범의 일등공신이었다.
그는 2003년 12월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로 구속돼 징역1년을 선고받고 2004년 12월 만기출소했다. 안 지사는 이후 한 번도 청와대를 찾아가거나 노 전 대통령과 별도로 접촉한 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지사가 참여정부 임기 중 노 전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대면한 건 2007년 6월 노 전 대통령의 참평포럼 연설 때 뿐이다. 안 지사는 2006년 광복절에 사면ㆍ복권됐다.
노 전 대통령은 2008년 1월 안 지사의 저서 '담금질' 출판기념회에 보낸 축하영상에서 "(안 지사는 저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사람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습니다…안희정씨가 저 대신 많은 희생을 감수하고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생을 다 했습니다. 나는 엄청난 빚을 졌습니다…이 친구가, 나한테나 같이 일한 동료들한테 한 번도 부담을 준 일이 없습니다…"라고 회고했다.
안 지사는 2008년 총선에서 공천신청을 했으나 낙천했다. 구속 이력 탓이었다. 같은해 7월 당시 통합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그는 비국회의원 신분으로 최고위원에 당선되며 정치적으로 재기했다.
안 지사는 투표에 앞선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임기말의 대통령에게 나가라고 등떠미는 정치, 배신과 기회주의 정치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김대중ㆍ노무현 두 분 대통령의 사진을 당사 중앙에 걸고 1997년의 승리, 2002년의 승리에 이은 또 한 번의 승리를 거두는 통합민주당을 만들어내겠습니다." 당내에 탈노 정서가 강하던 때였다.
2010년 7월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여권 쪽에는 왜 이광재ㆍ안희정 같은 사람이 없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었다. 안 지사는 차차기 대권주자로 꾸준히 거론된다. 안 지사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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