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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글로벌 상품거래 허브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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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특별한 천연자원도 보유하지 않는 스위스가 조용히 세계 상품 거래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독일의 대표적 주간뉴스 슈피겔 영문판은 최근 스위스가 왜 세계 상품거래의 중심지로 떠올랐는지에 대해 살펴봤다.

스위스가 상품 거래의 허브로 등장한 가장 큰 배경으로 슈피겔은 최적화된 스위스의 세금제도 및 사회 환경을 들었다. 여기에 스위스 정부역시 상품거래 기업들에 대해 호의적인 입장을 보여왔으며, 스위스 은행 및 법률가들도 상품 거래에 특화되어 있는 것도 스위스가 상품 거래의 중심지가 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스위스 원자재 업체들은 세계 철광석, 구리, 원유 및 농산품 거래량의 15~25% 가량을 처리할 정도로 성장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일부 상품거래 옹호자들은 상품거래가 최근 들어 쇠퇴조짐을 보이고 있는 은행업을 대신할 산업으로 꼽아왔다.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제네바는 이미 밀, 커피, 설탕, 면 등에 있어서는 세계 상품 거래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세계 원유 거래 중심지 역할에 있어서도 런던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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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피겔에 따르면 이미 세계 원유 판매량의 3분의 1이 제네바에 있는 상품거래 회사들을 통해 거래되고 있다. 이중 가장 큰 회사는 비톨, 트라피규라인데 두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4000억달러를 넘어섰다.
또 다른 제네바 소재의 기업인 글렌코어는 세계 최대 상품 트레이더로 자리매김했다. 클렌코어는 2010년 세계 아연 거래의 60%, 구리 거래의 50%, 납 거래의 45%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시장 장악력이 높다. 1998년 글렌코어의 매출액이 210억달러였는데 지난해에는 1860억달러로 급상승했으며, 순이익은 43억달러에 달했다. 글렌코어는 올해 광산업체 엑스트라타의 합병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이려 하고 있다. 양사의 합병의 성사될 경우 기업가치는 골드만 삭스나 폭스바겐과 비슷한 8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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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코어의 CEO 그라센버그는 스위스 상품거래 회사들이 두각을 드러내는 이유에 대해 스위스가 "디즈니랜드처럼 안전한 곳"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특히 이들은 스위스의 세금제도를 들었다. 스위스 개별 지자체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한 대형 회계법인의 조사에 의하면 스위스의 상품거래회사들은 수익의 10~13%를 세금으로 내고 있는 수준이다. 이는 이들 기업들이 독일에 있을 경우 부과되었을 세금과 비교했을 때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상품거래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이들은 상품거래 분야에서 스위스가 차지하는 역할이 커지는 만큼 스위스의 평판 역시 손상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마크 피에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부패방지위원장은 "수십년간 스위스의 이미지는 독재자들의 비자금을 숨겨두는 곳이거나 세금 체납자들의 보호지 역할을 해오다 이제서야 그 흔적들을 지워가고 있는데, 또다시 미심쩍은 사업분야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 비정부기구인 베른 선언의 세금 전문가 안드레아스 미스바흐(Andreas Missbach)는 자신의 저서 "상품: 스위스의 가장 위험한 사업"을 통해 상품거래 회사들의 광산 및 플렌테이션 농장 근로자들이 일하는 근로 환경에 대해 고발했다. 미스바흐는 "글렌코어 같은 기업은 비용을 서로 떠넘기는 방식을 통해서 세금을 가장 덜 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열중하고 있으며, 그나마 이들 기업이 내는 세금 역시도 가난한 나라들의 희생의 대가"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이들 상품 거래들이 적도 기아나, 카자흐스탄, 공고와 같은 부패한 독재국가들과 많은 사업을 같이 한다는 비판도 크다. 이 때문에 법률학자들은 스위스 정부가 상품회사들이 해외에서 잠재적인 범죄에 가담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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