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안아줘>, 안아주기엔 너무한 당신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안아줘> KBS JOY 월 밤 12시 20분
KBS <안녕하세요>의 고민상담을 보고 나서 KBS JOY로 채널을 돌리면 <안아줘>(‘<안녕하세요>가 아니라고 말해줘’의 줄임말)가 시작된다. 이렇게 프로그램의 이름과 소재, 편성시간이 이어지지만 사실 <안아줘>를 <안녕하세요>의 스핀오프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면이 있다. <안아줘>에게 있어서 <안녕하세요>는 MC들이 체험하기 좋은 “독하고 센” 소재의 공장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기 때문이다. 대결은 오직 벌칙을 위해서 존재하고, 소재가 되는 고민의 순위를 정하는 것 역시 체험의 강도를 점차 높이기 위해서만 필요하다. <안아줘>는 오직 MC인 개그맨들이 여장을 하거나 노출이 심한 드레스를 입고, 결국에는 하반신에 박스만 걸친 채로 물풍선 세례를 받는 장면을 위해 달려간다. 소재를 뽑아내고 나면 남는 것은 더 독한 비주얼과 강한 리액션이고, 이것이 <안아줘>의 목적이다.

그래서 어느 순간 이후로 <안아줘>는 <안녕하세요>가 아니라 코미디 TV <기막힌 외출>의 스핀 오프처럼 보인다. 두 프로그램에서 겹치는 출연진은 두어 명 정도지만 그들이 독한 소재와 벌칙을 활용하는 방식에는 큰 차이가 없다. 의상의 비주얼이 주는 충격 말고는 보여줄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에서 개그맨들은 의상이 바뀔 때마다 상황극을 펼치며 남은 시간을 채워보려 하지만 역부족이다. 분명 <안아줘>는 김준호의 말처럼 “퍼질러 앉아서 나불나불대는” 예능과는 다르다. 하지만 그런 방송들보다 더 재미있거나 의미 있는 버라이어티라고 할 수 있는 자신만의 무엇을 가진 것도 아니다. <안녕하세요>는 아니지만 소재를 빚지고 있고 <기막힌 외출>은 아니지만 소재를 다루는 방식을 빚지고 있는 <안아줘>는, 케이블의 몇몇 버라이어티들이 얼마나 안일하게 공중파의 소재와 개그맨들의 재능을 소비하는지를 보여준다. “모든 것이 확 바뀔” 것이 예고된 3회에서 진짜 바뀌지 못한다면, 원작이 숨기고 싶은 스핀 오프로 남을 확률이 높아 보인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어른들 싸움에도 대박 터진 뉴진스…신곡 '버블검' 500만뷰 돌파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국내이슈

  • 공습에 숨진 엄마 배에서 나온 기적의 아기…결국 숨졌다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해외이슈

  •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PICK

  •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