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매주 재무보고 받는 까닭은..
"유럽위기. SK에 직접적 영향없지만 처음 경험하는 위기 될 것"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부터 매주 그룹 재무구조 개선방향에 대한 보고를 받기 시작했다. 또 SK경영경제연구소에서 분석한 전 세계 경기 동향에 관한 보고서도 매주 챙겨 보며 이를 숙지하고 있다. 유럽발 금융위기의 확산에 대비한 위기 관리 경영 차원이다.
18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우리가 전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위기 상황이 올 것"이라며 지난달부터 매주 주요 계열사의 재무상황을 점검하고 나섰다. 매주 1~2회씩 재무담당 최고경영진으로 부터 그룹 및 계열사 재무상황을 보고받는 형식이다. SK그룹이 매주 재무보고를 챙기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유럽 금융위기로 세계 경기의 불황이 심화될 수 있는 만큼 임직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은 이번 유럽의 금융위기가 SK그룹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지만 금융위기가 결국 세계 불황으로 심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이미 유럽의 금융위기가 본격화 되기 전인 올해 초부터 "금융위기 속도보다 우리가 더 빨라야 하고 언제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르기 때문에 유연하게 대처해라"며 "반드시 해내고야 만다는 실행력이 필요하다"며 위기경영을 주문해 왔다.
최 회장의 이같은 의중에 따라 SK그룹은 긴장모드에 들어갔다.
SK이노베이션은 시나리오 플래닝 작업에 들어갔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환율, 유가 등 기업 환경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가 어떤 시나리오로 펼쳐질지 예의주시하고 상황 변화에 따라 유연하고 신속한 대응 체계를 세우는 작업이다.
환율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관계사들은 환대책위원회 등을 통해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관계사별 현안 보고 횟수도 크게 늘렸다.
최 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세계 불황에도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요약된다.
올해 최 회장의 현장활동이 어느 때보다도 두드러졌다는 점 역시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최 회장은 올해 스위스 중국 태국 터키 등을 넘다들며 활발한 현장경영을 펼쳤다. 올들어 현재까지 출국 횟수만 5건을 기록했다. 올해 회삿돈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는 와중에도 작년 상반기보다도 해외 현장을 더 많이 찾은 셈이다. 최 회장의 이같은 강행군은 태국 터키 등의 신시장 개척이란 결실로 이어지기도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임원진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당분간 국내외 사업을 직접 챙겨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한 현장 방문 강행군과 그룹 내부 살림 챙기기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