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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맨과의 소개팅' 자꾸 파토났던 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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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실적마감 다가오는데 할당목표 아직 멀었고…
-영업점 찾는 고객 80% 감소
-내·외부 경쟁과열 스트레스
-다음달 인사 앞두고 불면증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A은행 지점에 근무하는 김 모 차장은 이달 들어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아졌다. 상반기 경영성과지표(KPI) 실적 마감 날이 다가오고 있지만 부과된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탓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보다 경제 상황이 좋지 못하다보니 지점을 찾는 고객수도 줄었다. 직원들을 독려하고 직접 뛰어다니지만 좀처럼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할당 목표치를 채우지 못하면 다음 달 인사이동에서 불이익을 받을지 모른다는 걱정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 차장은 속쓰림과 불면증을 호소하고 있다.
금융맨 특히 은행원들에게 6월은 잔인한 달이다. 상반기 실적 평가가 있기 때문이다. 지점장들은 상반기 실적 평가 결과에 따라 인사 대상으로 분류될 수도 있다. 일반 직원들은 상반기 인사고과가 부서 이동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실적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ㆍ하나ㆍ신한ㆍ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영업점과 직원들의 성과를 평가하는 경영성과지표(KPI) 평가 횟수를 연 1회에서 연 2회로 늘렸다. 6월 말, 12월 말까지의 실적을 점수로 매기고 인사고가에 반영한다. 또한 실적 평가를 바탕으로 다음 실적 기준도 정한다. 은행이 평가횟수를 늘린 이유는 수시로 변하는 경제상황에 따라 실적 목표치를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정작 직원들의 실적압박은 더해가고 있다. 7월 인사시즌 바로 직전의 평가로 직원간 실적 경쟁이 심화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인사고가와 올 상반기 실적평가를 바탕으로 7월 인사를 단행한다. 국민은행은 실적이 우수한 직원을 특별 승진시키는 성과중심 발탁인사를 실시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실제 국민은행 영업점에서는 직원들 실적성적표를 일일단위로 공개,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지점장도 평가기간이 3년에서 2년으로 줄어들어 보장근무기간도 짧아졌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열 마케팅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외국계 은행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성과향상프로그램을 도입해 직원들에 대해 성과에 따라 1등급~5등급을 정해 포상 및 징계수위를 정하고 있다. 연간 실적을 기준으로 포상과 징계대상자를 정하고 6개월마다 평가한다. 은행은 지난 2월 이미 실적 평가에서 4, 5등급을 받은 600여명의 직원들에게 '경고' 조치를 내렸다. 이는 전체 직원의 약 10%의 해당된다. 이들 중 7월 상반기 평가에서도 실적이 저조한 직원들에게는 감봉 및 견책 등의 징계 조치를 내릴 계획이다.

내부 직원 간의 경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주변 은행과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더하다. 최근 영업점을 찾은 고객이 70~80% 줄어들면서 직원들은 고객 섭외를 위해 외부영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는 특히 불확실한 경제환경과 가계대출 자제 방침에 따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다 보니 성과 내기가 쉽지 않았던 탓에 직원이 느끼는 부담감은 더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직원은 "점주여건과 업무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평가지표로 부담이 과중되고 있다"며 "실적과 성과만이 최고로 평가받는 문화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토로했다.



임혜선 기자 lhs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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