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튀기 공모가 잡겠다지만...효과 미지수
사조씨푸드 상장, 수요예측 복수가격제 첫 시험대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사조씨푸드 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처음 실시되는 복수가격 수요예측제도가 도입 초부터 실효성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복수가격 제시제도는 수요예측 참여시 희망공모가 밴드 내 가격과 수량을 2개 이상 적어내도록 하는 것이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오는 13일까지 진행될 사조씨푸드 공모를 위한 수요예측에서 처음으로 복수가격 제시제도가 실시된다.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이 가격과 수량을 최대 3개까지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즉, 기존 1만원에 수량 3000주를 제시했다면 이번 수요예측부터는 참여자가 원할 경우 1만원에 1000주, 9000원에 1000주, 8000원에 1000주 이렇게 3가지 가격 제시가 가능한 것이다. 각각의 가격과 물량은 모두 공모가 결정에 반영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복수가격 제시제도를 통해 공모가 '뻥튀기'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여러 가격 중 1개 이상은 실수요와 적정 가치를 반영해 적어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가격을 적지 않은 채 수요예측에 참여했던 기관들을 배제함으로써 가수요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기관들은 물량 확보를 위해 높은 가격을 써왔다. 가격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무조건 희망공모가 밴드 상단으로 수요가 잡히면서 평균 공모가를 높이고 가수요가 발생하는 일도 있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가수요를 봉쇄할 수 있고 무턱대고 높은 가격을 제시하기 힘들었던 중소형 증권사를 배려하는 차원의 제도"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대다수 증권업계 시각은 냉정하다. 기관끼리 경쟁하는 상황에서 적어도 1개는 높은 가격을 적어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매니저 입장에서도 낮은 가격에 신청해서 원하는 수량을 못 얻는 것보다 모두 높은 가격을 제시해 수량을 확보하는 것이 낫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한 기관이 수요예측에서 가격을 여러 개 제시해 원하는 수량을 받지 못할 경우 내부 펀드 중 공모주 참여를 못하게 되는 펀드가 생길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컴플라이언스 문제로 부각될 수도 있고 매니저 입장에서는 골치가 아프다"고 전했다. 또 다른 증권사 IPO 관계자도 "높은 가격에 형식상 하나 낮은 가격을 얹어 보낼 뿐이지 금융당국이 원하는 공정 가치를 얻을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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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제도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서는 금융당국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제도를 강제하지 않는 이상 시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복수 가격제시를 하는 기관에게 물량을 더 주는 등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시장 논리에는 맞지 않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IPO할 때 대개 복수가격 제시가 허용된다"며 "이번 수요예측 모범규준이 잘 시행되지 않을 경우 업계 이야기를 반영해서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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