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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페루 참사, 그들이 한국경제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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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수자원공사 등 한국 기업인 8명 등 승객 14명을 태우고 지난 6일 페루 고산 지대에서 실종됐던 헬기가 4일 만에 처참한 모습으로 발견됐다. 헬기는 두 동강이 난 채로 페루 남부 빙산 지역의 마마로사산 중턱에 걸려 있었고 주변엔 잔해가 널려 있었다고 한다. 승객 전원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혹시나 하던 실낱 같던 기대는 무너졌다.

이들 기업인의 죽음이 더욱 안타까운 것은 해외 사업을 개척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오지에 뛰어들다 변을 당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페루 정부가 발주한 1조8000억원 규모의 수력발전소 공사 후보 지역을 탐사하다 사고를 당했다. 특히 모두가 한국 수자원 수출의 물꼬를 터 온 수자원 개발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가족의 비통함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우리 기업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촌 곳곳을 누비고 있다. 해외 개발 사업에 나서고, 상품을 팔고, 상담을 벌인다. 그 과정에는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선진국이 꺼려 하는 개발이 덜 된 오지나 내전 등으로 치안이 불안한 험한 곳도 마다하지 않고 뛰어들기 때문이다. 사실상 목숨을 걸고 일하는 셈이다. 이번에 숨진 기업인들이 탐사한 지역 역시 고산 지대로 평소에도 헬기 사고 가능성이 높았다고 한다.

실제 해외 개발 사업에 나섰다가 피해를 당한 경우는 여러 차례다. 위험 지역으로 사고의 가능성은 큰데 정부나 기업의 안전 대책은 취약하기 때문이다. 2010년 8월 리튬 개발을 위해 볼리비아를 방문했던 김신종 광물자원공사 사장 일행 10여명은 반정부 인사들에게 억류된 일이 있다. 최근 80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신도시 건설 공사를 따낸 한화건설의 수주팀은 지난해 10월 현지에서 폭탄 세례를 당하기도 했다.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한 데는 이같이 위험을 무릅쓰고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숱한 기업인의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 페루 참사가 이들이 흘린 피와 땀을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해외 진출 기업과 정부는 현지 직원이 일에만 전념할 수 있는 안전한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할 책임이 있다. 아울러 기업 오너나 경영인이 증대되고 있는 기업 비판에 귀를 열고 정도 경영을 하는 것도 이들에 대한 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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