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에 '공유형 식당'·'북카페' 등 커뮤니티시설 갖춰 '인기몰이'
아침 끼니는 2층에 입주민을 위해 마련된 카페에서 단돈 3500원으로 해결한다. 카레, 수제햄버거, 리조또, 한식 등 메뉴도 다양해 만족스럽다. 이곳에서 다른 입주민들과 친분을 쌓는다. 공용공간이기도 한 카페에 친구들을 불러 스터디도 한다. 파티를 열 때도 있다. 이런 장점에 로스쿨 동기도 입주민이 됐다.
이 주택의 건물주인 인철환(46)씨는 "지난해 말 완공돼 3월부터 본격적으로 입주민을 받았는데 반응이 좋다"며 "37개의 방이 모두 찼다"고 전했다. 그는 "이메일로 입주민들과 소통하고 블랙데이 때는 파티도 열었다"면서 "공용공간인 카페는 오전7시부터 오후9시까지 개방돼 언제든 입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고 이들끼리 얼굴을 익히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커뮤니티'가 있는 셰어하우스가 비결= 로프티하우스는 일본의 '셰어하우스' 개념을 따와 처음으로 도입한 도시형생활주택이다.
한국으로 치면 하숙집이나 고시원과 비슷하다. 그러나 개인공간을 제외한 주방, 욕실, 정원 심지어 자동차까지 공유한다는 점이 다르다. 특히 입주자 간의 활발한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시원보다 진화한 형태라 볼 수 있다.
당초 셰어하우스는 시민단체들이 홀로 사는 노인의 외로움을 덜어주기 위한 공간이었다. 그러다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커뮤니케이션을 목적으로 모이는 형태로 발전했다. 공동주방에 요리사를 초청해 요리를 함께 배운다거나 공동 거실에서 파티를 연다.
일본에서는 이런 셰어하우스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셰어하우스만을 관리하는 회사와 부동산 사이트가 생겨나기도 했다. 일본의 임대사업자들이 공실률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형태다. 수요자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을 따른 것이다.
그러나 공유 공간만으로 커뮤니티가 형성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일본에서 셰어하우스를 공급·운영하는 '리비타'의 경우 회사에서 직접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관리한다. 국내 최초의 셰어하우스를 공급한 수목건축의 권미미 팀장은 "임대관리업체와 셰어하우스가 붙어있어야 커뮤니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대주거문화의 지향점 '커뮤니티'= 서용식 수목건축 대표는 "한국의 주거문화가 일본과 비슷하게 진행된다"며 "주거 문화가 소유에서 거주로, 거주에서 '공유'로 이동해간다"고 설명했다. 공유를 통해 인간관계를 맺는 커뮤니티 생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최근에도 일본의 셰어하우스를 방문했다는 서 대표는 "1인가구, 싱글맘, 싱글대디가 많아지는 한국도 일본에서처럼 이웃들과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셰어하우스를 통해 밝고 쾌적하게 살 수 있다"며 "이런 주거문화를 지향함으로써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고 사회적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에서도 입주민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공용공간의 면적을 용적률 산정에서 제외하며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도시형생활주택의 공급을 촉진했다.
조주현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거문화 자체가 커뮤니티 시설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임대주택도 취미나 생업활동, 공동보육 등의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주거정착률을 높이는 동시에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에도 "소형가구나 단독가구가 많아 각자 외로울 수 있지만 커뮤니티로 이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서 "정부의 규제완화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소형 임대주택의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