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수익은 커녕 원금 손실위기
외환은행 고시에 따르면, 지난 22일 원·헤알 매매기준율(최종고시)은 1헤알 당 569.87원으로 지난 2009년 1월5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월27일 660.74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지 석달이 채 못돼 13% 이상 급락했다. 지난해 최고치(685.9원)에 비해서는 17% 가까이 추락한 수치다.
문제는 헤알화 환율이 고점에 머물 당시 국내 증권사들의 브라질 국채 상품 판매액이 수천억원에 달했다는 점이다. 브라질 국채상품 판매에 주력했던 삼성, 미래에셋, 동양증권 등 3개 증권사의 지난해 5~8월 판매규모는 1조1166억원이나 된다. 특히 평균 환율이 680원을 넘었던 작년 6월 한달만 4800억원 이상 판매됐다. 현재 환율을 고려하면 이 투자자들이 보유한 채권은 대부분 약 16% 이상의 환차손(환율의 변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해)을 입은 셈이다.
헤알화 환율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는 더욱 깊게한다. 김 연구원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기준금리를 낮추는 것보다 낮추기 전 그에 대한 기대감이 오히려 환율 낙폭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헤알화 환율은 추가로 더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브라질 중앙은행은 경기부양을 위해 이달 중 기준금리를 9%에서 8.5%로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권사들이 판매한 브라질 국채는 대부분 1년에 두 차례(1월, 7월) 약속받은 이자를 받는 이자표시채권(이표채)이다. 증권사들은 1월과 7월에 받은 이자를 각각 6등분해 매달 지급하게 되는데, 결국 이자를 받을 당시 환율이 하락해 있다면 하락한 만큼 이자수익도 손실을 입는다. 7월 헤알화 환율이 반등하지 못하고 지금과 같거나 지금보다 낮은 수준이라면 올 하반기 이자수익도 그만큼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지난해 7월 평균 677.43원이던 헤알화 환율은 지난 1월 평균 636.66원으로 떨어졌고, 5월 이후 500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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