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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20년, 중국을 다시 본다]소황제 야단치자..."왜 나를 무시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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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겪은 소황제
유대진 엔지 투자무역박람회 준비위원장

유대진 엔지 투자무역박람회 준비위원장

유대진 엔지 투자무역박람회 준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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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황제'는 1979년 덩샤오핑이 만든 1가구 1자녀 정책과 남아 선호가 빚은 현상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소황제는 '바링허우(八零後·1980년 이후 출생자)'라고 불린다. 주로 도시에서 이러한 현상이 강하다.

소위 '마마보이'로 불리며 성장한 이들은 현재 20·30대가 됐다. 나이 스물이 넘고 서른이 넘어도 소황제들은 지극히 감성적이고 이기적이다. 단체생활에 약해 부모의 도움을 받아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거짓과 변명을 일삼는 경향도 보인다.
이들의 몇 가지 특성을 꼽자면 유치원이나 초·중·고등학교까지 등하교 시 부모가 함께한다는 점과 버릇이 없어 인사예절이나 어른에 대한 공경,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아주 사소한 비판이나 자극조차 견뎌내지 못하는 점도 소황제의 공통점이다.

직접 겪은 예를 들자면 2010년 친분이 있는 분의 친척을 회사 영업직 사원으로 배정했던 일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외근이 잦고 조퇴가 많았다. 내심 벼르고 있던 차에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 불러 야단을 쳤다.

그는 “내 부모도 나를 이렇게 대하지 않는데 당신이 뭔데 나를 무시하고 야단을 치느냐”며 문을 쾅 하고 닫으며 그 자리를 떠났다. 기가 차고 어이가 없었다. 그때 이 직원을 소개했던 지인이 바로 전화를 걸어와 오히려 나를 탓했다. 왜 지적하고 야단을 쳤는지를 따졌다. 오히려 내가 사과해야 했다.
다른 사례도 있다. 지인 가운데 한 분은 지역에서 사업도 크게 하고 제법 재산도 있었다. 자녀는 중국 내 대도시로 유학을 보냈다. 이 자녀는 유학을 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또래의 소비와 치장에 부러움을 가졌던지 자동차를 사 달라 하고 용돈도 더 많이 보내 달라고 부모에게 요구했다. 부모는 소위 중국에서 말하는 '멘쯔(面子·체면)' 때문에 해 달라는 대로 해 줘야 했다고 고백했다.

스무살 학생에게 자동차를 사주고 유흥비까지 지급하는 부모를 보며 과연 이것이 바른 교육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그 친구들이 과연 사회에 나와 홀로서기를 해야 할 시기에는 어찌해야 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소황제로 자란 젊은이들이 단점만 가진 것은 아니다. 소황제는 부모와 친인척의 울타리에서 항상 존중 받고 사랑 받으며 자랐기 때문에 감성이 풍부하고 그들과의 유대관계가 상당히 강하다.

친인척의 잦은 생일(중국은 생일마다 모여 환갑잔치 치르듯 파티를 한다)을 비롯해 각종 행사에 적극 참석하고 여기서 사회생활을 배운다. 소위 '관시(關系·관계)'를 친인척 관계를 통해 충실하게 다진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번 맺은 인연이나 친분 관계를 상당히 소중히 여기는데, 자신을 인정하고 믿게 하는 사람에게는 한없는 신의를 지켜 나간다. 자신이 생각하는 범주 안에서는 절대적 믿음을 공유하는 것이다.

미래 한·중 관계와 교류를 주도할 이들 바링허우 세대의 생각을 읽고 대처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들과의 접촉과 친분은 중국에서 상당히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들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것은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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