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는 이날 '2012 상반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8%에서 3.6%로 0.2%포인트 내렸다. 1년 새 두 번째 하향조정이다. KDI는 지난해 5월 올해 성장률을 4.3%로 예상했다 반 년 만인 11월 3.8%로 낮췄고, 6개월만에 다시 0.2%포인트 낮은 3.6%까지 내려 잡았다. 이 숫자는 보수적인 외국계 투자은행의 평균치(3.3%)보다 약간 높고 정부(3.7%)나 한국은행(3.5%)과 비슷하다.
이날 보고서에서 KDI는 1년 새 성장률 전망치를 0.7%포인트나 낮춘 배경으로 불안한 대외 여건을 꼽았다. KDI는 "(세계경제 회복세가 신통치 않아)지난해 4분기 경기가 예상보다 크게 위축된 게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분기별 성장률은 점점 떨어져 지난해 1분기 4.2%였던 성장률이 4분기 3.3%까지 떨어졌고, 올해 1분기 2.8%로 줄었다.
이재준 KDI 경제전망팀장은 "(그리스 쇼크 등)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올해 성장률은 3.3∼3.4%로 봐야 하지만, 유럽 상황이 정리되고 하반기부터 세계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제 아래 3.6%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로존이 깨진다면 지금의 성장률 전망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되풀이해 강조했다.
관건은 내수의 회복 속도다. 한은 조사에서 1분기 민간소비는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6% 늘어나는 데 그쳐 둔화세가 뚜렷했고, 자동차처럼 3년 이상 쓰는 내구재의 판매가 많이 줄었다. 4월 자동차 내수 판매는 11만8000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1% 적었다. 경차 선호 현상도 두드러졌다. 자동차나 대형가전처럼 값이 비싸고 할부 구매가 많은 내구재 소비가 준다는 건 소비자들이 보는 경제 상황이 그만큼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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